무엇이 사람을 바꾸는가?

독서는 삶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by 오류 정석헌



사람 안 변해? 사람 고쳐 쓰는 게 아니야? 주변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생각했다. 사람은 절대 안 변하는 것일까? 사람은 절대 고쳐지지 않는 것일까? 예외적인 경우는 없을까? 어느 날 갑자기 절대 바뀔 것 같지 않던 사람이 달라져서 나타난 경우는 있다. 드라마에만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영화에만 있는 이야기도 아니다. 달라진 사람은 무엇 때문에 바뀌었을까?


죽을 뻔한 경험이 사람을 바뀐다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생명이라고 잘못된 판정을 받은 한 미국 여성이 유럽으로 '마지막 여행'을 떠나서 일으키는 소동을 그린 알렉 기네스가 주연한 동명의 1950년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라스트 홀리데이>라는 영화가 있다. 주인공인 주방용품 가게 점원 조지아 버드는 수줍음 많은 평범한 여성이다. 어느 날 그녀는 직장에서 머리를 크게 부딪치는 일을 당하고 병원에 실려간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이 큰 병에 걸려있으며 앞으로 살 날이 몇 주 남지 않았다는 청천벽력 같은 선고를 듣게 된다. 낙심한 그녀는 그녀가 살아오면서 희망사항으로만 여기고 미처 해보지 못한 것들을 하나하나 실천에 옮기길 결심한다. 그녀는 꿈에 그리던 유럽의 휴양지로 '마지막 여행'을 결심하는데, 더 이상 잃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그곳에서 대담한 모습으로 변신한다. 그런 그녀의 변신은 주위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녀는 꿈에 그리던 요리사 디디에를 만나고 마침 그곳으로 휴가를 온 그녀의 악덕 업주, 상원의원 등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녀의 신분을 알지 못하는 그들은 그녀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하다. 영화는 병원의 판단이 착오였다고 나오면서 결국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이 영화에서 받은 메시지는 이렇다. '만약 당신이 병원으로부터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면 오늘부터 당신은 어떻게 살 것인가?'


유튜브 신사임당 채널에는 삶의 마지막에 후회하는 3가지라는 주제 영상이 있다. 정신과 의사 이근후 박사는 곧 세상을 떠날 요양원에 계시는 환자분들이 '다시 태어난다면 어떻게 살고 싶은가?'라는 질문으로 시작된 오픈 설문조사에서 환자들이 가장 많이 답변했다는 3가지를 알려준다. 3가지는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즐겁게 살아보고 싶다, 인간관계 문제에 맺힌 걸 풀고 싶다, 나누고 좀 살고 싶다다.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딜 수 있다.
니체


죽음을 마주함이,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이 사람을 바꾼다. 다시 살아야 할 이유를 찾게 한다.



궁함이 사람을 바꾼다


궁즉변 변즉통 통즉구 (窮卽變 變卽通 通卽久)
(논어)


'궁하면 변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간다' 궁한 사람은 방법을 찾는다. 궁하면 묻는다. 궁하면 찾아본다. 당장 살아야 하는 궁한 상황이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궁한 상황에 부딪히면 뭐든 할 수밖에 없다.


학창 시절 시험 전날, 공부를 하나도 안 했던 궁한 상황을 경험했을 것이다. 평소엔 안되던 공부가 시험 하루 전날에는 무슨 초인적인 힘이 생겨서인지, 단 1초도 딴짓을 안 하고 공부에 집중했던 경험 다들 있을리라 생각한다. 바로 이것이 궁한 상황이다.


직장에서도 궁함을 느낄 수 있다. 회의 시간까지 1시간 남았는데, 준비를 하나도 못한 상황. 보고를 해야 하는데 보고서를 시작도 못한 상황이 그렇다. 평소 미리 했으면 좋았을 걸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걸 다들 경험으로 안다. 이때 시험 전날처럼 고도의 집중력이, 없었던 초인적인 힘이 발휘된다. 궁함이, 궁한 상황이 힘을 불러오는 것이다.



말이 사람을 바꾼다


사람은 말로 소통한다. 사람과 사람이 주고받는 말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친다. 어릴 적 부모님의 말, 친구들의 말, 직장에서 혹은 주변에서 들었던 말의 합이 현재 사람을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말의 힘은 강하다. 말은 사람을 다치게도 할 수 있고 말 한마디가 사람을 살릴 수도 있다. 다치게 하는 말은 살인의 도구가 되고 사람을 살리는 말은 약이 된다.


영화 <쿵후 판다>에는 두 명의 스승이 나온다. 한 명은 거북이 할아버지이자 대스승인 우그웨이, 다른 한 명은 우그웨이의 제자이자 타이렁의 스승인 시푸다. 시푸가 자신의 제자를 아무리 가르쳐도 나아지지 않자 우그웨이를 찾아가 이렇게 물어본다.


"어떻게 해야 합니까!!! 어떻게!!!"


우그웨이는 이렇게 답한다.


"아니라네 시푸. '어떻게'가 중요한 게 아니라네. '믿음'이 먼저야. 믿어야 해. 약속하게 시푸. 믿는 게 먼저라네. 약속해 주게나, 믿을 거라고!"



사람은 책을 통해 바뀐다


어느 날 한 권의 책을 읽었다. 그리고 나의 인생은 송두리째 바뀌었다. 터키 소설가 파묵이 쓴 '새로운 인생'의 첫 소절이다. 한 권의 책 만으로 인생이 바뀌는 일은 없겠지만 그 한 권의 책이 출발점이 될 수 있다. 한 권의 책은 다른 책을 불러오고 다른 책은 또 다른 책을 불러온다. 책 한 권에는 저자의 인생이 들어있지만 다른 책들도 들어있다. 그것들을 따라가다 보면 변화가 생긴다.


<읽기의 말들>에서 박총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책은 다시 살게 한다. 인생을 완전히 새롭게 해 주진 않지만 새롭지 않은 인생을 다시 살게 해 준다."


책은 삶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일본 메이지대학교 문학부 교수이자 교육심리학, 신체론, 커뮤니케이션론에 다양한 저술 활동을 펼치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말이다. 책 <독서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에는 독서는 지적인 활동을 할 수 있는 인간에게 주어진 선물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선물을 풀어 보지도 않고 바쁘다는 이유로 외면하고, 귀찮고 재미없다는 이유로 포기해 버리고 만다. 그 안에 당신의 인생을 바꿀 열쇠가 들어 있는데도 말이다라는 글을 담기도 했다.


오직 인간만이 지적 활동을 할 수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 때문이다. 인간은 언어로 사고한다. 책은 언어로 사고하는 인간에게 생각할 수 있는 자극을 선물한다. 결국 생각의 자극을 통해서만 인간은 변할 수 있다.


문필가 몽테뉴의 삶을 탐구한 책 <위로하는 정신>에는 이런 구절이 있다.

"인간을 가르칠 수는 없으며 오로지 인간이 스스로를 탐색하도록, 자기 자신의 눈으로 바라보도록 안내할 수 있을 뿐이다. 그 어떤 안경이나 알약도 없이 말이다."


인간은 가르칠 수 없다. 대신 스스로 탐색하도록, 자신의 눈으로 직접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책이다. 사람이 쓴 책을 읽는 것이 삶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임을 알 수 있다.



마치며


사람은 바뀔 수 있다. 지금 당장도 가능하다. 죽을 경험을 하지 못했지만, 당장 궁하지 않지만, 사람을 살리는 말을 들어보진 못했지만, 믿음도 없지만, 이 모든 것을 간접 체험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다. 바로 책을 읽는 것이다. 대신 남이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읽어야 한다. 남들이 좋다는 게 나한테 좋을 리가 없으니까. 스스로 찾아 읽으면 누구든 바뀔 수 있다.


독서는 사람을 바꾸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하고 싶은 일에는 방법이 보이고 하기 싫은 일엔 핑계를 보인다는 말이 있듯 변할 수 없는 이유를 찾지 말고 변할 이유를 찾아보자. 인생은 한 번뿐이다. 소중한 당신의 인생도, 나의 인생도. 계속 핑계를 대면서 살 것인지 아니면 삶을 바꿔볼 것인지 결정만 하면 된다. 책이, 독서가 당신의 인생을 아름답게 변화시켜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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