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니 Aug 25. 2024

딸과 반지와 목걸이

  딸이 세상을 떠나 기 몇 달 전, 스마일 반지를 편지와 함께 나에게 줬다. 자기랑 엄마랑 같이 끼려고 두 개 샀다고 했다.


  “엄마에게 행복한 일이 많이 생기면 좋겠다는 의미로 스마일 반지를 준비했 “고 “돈 많이 벌어서 호강시켜 준다”는 내용을 담은 편지.


  딸은 내가 예전에 준 실반지와 스마일 반지를 매일 끼고 다녔다. 이제는 내가 종종 끼고 다닌다.


   얼마 전,  내 손을 본 지인이 말했다.

   “요새 사람들이 이런 반지 많이 끼고 다니더라고요. “


   나는 ‘딸이 끼고 다니던 반지예요.’라는 말을 속으로만 하며 그냥 조용히 웃었다.


  며칠 전에는 또 다른 지인이 말했다.

 

  “어, 그거 티파니 목걸이죠? 그런데 푸른색 펜던트랑 같이 하니까 진짜 예쁘고 잘 어울려요. “


  ‘이 목걸이, 몇 년 전 딸이 사줬어요. 이 펜던트는 딸의 유골로 제작한 거고요.’라는 대답 대신 이렇게 말했다.


  “목걸이 줄이 없어서 티파니 목걸이에 같이 걸었어요. “


   초반에는 딸을 잃은 슬픔이 너무나 커서 상황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기에 말로 풀었다. 그러나 이제는 주변을 살펴보며 웬만하면  아픔을 꺼내지 않는다. 분위기가 어색해지고 공기가 무거워지기 때문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8월 13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