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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린 협곡

by 문성 moon song

누군가 미국의 그랜드 캐년 같은 곳이라고 설명했다. 천산산맥을 끼고 달려온 지평선이 난데없이 갈라져 깊은 협곡을 이루고 있는 곳. 모래알처럼 바스락거리는 흙을 밟으며 얇은 판을 쌓은 듯 층층이 갈라진 암벽을 통과해서 능선 위에 섰다. 한눈에 들어오는 협곡은 깊고 가파르게 쪼개지고 그 아래로 억샌 풀들이 지표면을 덮고 내려간 가장 깊은 밑바닥에 점점이 박힌 나무들 사이로 가느다란 흰 줄기가 보였다. 물이 흐르고 있었다. 사정없이 내리 꽂히는 햇살에 온통 노오랗게 바스러지는 땅덩어리에서는 물줄기가 하얗게 빛날 수도 있다는 것을 그때 처음 알았다. 햇살과 바람 그리고 시간이 만들어놓은 조각품들을 천천히 훑으며 물가로 내려가 나무 그늘 아래 짐을 풀고 가져온 점심을 먹었다. 나를 포함 그곳으로 투어를 온 우리는 아주 작은 그 그늘 한 점에 행복해했다.


차린, 차른, 차릉, 사람들은 내게 이곳 지명의 정확한 발음을 알려주려고 애썼다. 나도 열심히 따라 했지만 한글로 옮기자 조금씩 달라지는 걸 어쩔 수 없었다. 결국 모두가 그나마 동의하듯 고개를 끄덕인 차린이라고 적으며 어떻게 하면 정확하게 옮길 수 있을까 차라리 녹음을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혹 이 글을 보는 누군가 중 아시는 분이 있다면 그곳의 언어로 적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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