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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자마카롱 Jun 17. 2020

프렌치 얼그레이 티라미수의 마법

티라미수 좋아하시나요? 기분을 업-시키는 마법의 디저트


티라미수(Tiramisu) 혹시 좋아하시나요?

티라미수는 이탈리아 디저트로 사보이야르디(Savoiardi)라는 머랭 쿠키 같이 바사삭 부서지는 통통한 손가락 크기의 비스킷에 에스프레소 커피를 푸욱-적셔서  마스카포네 치즈 크림을 얹어서 층을 쌓아 만드는 케이크 입니다. 조금 더 어른을 위한 맛을 내는 경우에는 깔루아 (커피를 주재료로 한 리큐어)나 이탈리아 토스나나 지방의 특산물인 '빈산토'라는 달콤한 디저트 와인을 에스프레소와 섞어서 한층 더 깊은 맛을 내기도 합니다. 한국에도 요즘에는 제대로 정말 맛있는 티라미수를 맛볼 수 있는 가게들이 정말 많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어떻게 생겼냐고요?


정통 티라미수와 조금 차이는 있지만, 맛있게 먹었던 한국의 한 카페 티라미수 사진이에요. 아~ 하시는 분들 있죠?:)



이게 진짜 이탈리아 논나(할머니)식이야


저는 한국에서 직장 생활할 때, 축축 쳐지는 주말 오후에 제가 좋아하는 맛있는 디저트가 있는 가게를 찾아가 진하게 뽑은 커피에 포근포근한 우유 거품을 얹어 먹는 낙으로 주말을 보내곤 했어요. 특히, 티라미수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디저트 중 하나이기 때문에 티라미수를 직접 만든다고 하는 카페나 이탈리아 레스토랑들은 꼭 혼자라도 찾아가서 맛보고 별점처럼 나만의 숟가락 점수를 매기곤 했죠. 


우리나라에서는 티라미수가 케이크같이 예쁘게 재단해서 나오는 디자인이 많지만, 사실 이 디저트는 급식실 아주머니가 계란찜을 푸듯이 투박하게 푹-떠서 무심하게 그릇 위에 올려주는 게 제일 맛있답니다. 이탈리아 친구들이 할머니 레시피나 엄마 레시피라고 만들 때 이렇게 많이 내어주는 경우가 많아요. '이게 진짜 이탈리아 논나(할머니)식이야'라고 하면서요.


집에 있는 어떤 용기도 좋아요. 잘 쌓아서 냉장고에 하룻밤 정도만 두면 초간단 디저트-  숟가락으로 푹 찌르는 순간!


프렌치 얼그레이 티라미수
(French Earl Grey Tiramisu)


너무나 많은 사랑을 받는 디저트인 티라미수는 제가 디저트를 만드는 직업을 가지면서 정말 매 시즌마다 많은 버전으로 만들게 되었고, 제가 가장 좋아하는 디저트 중 하나 입니다. 이탈리아 할머니가 냉장고에서 갓 꺼낸듯한 투박한 디자인 부터, 한 입사이즈로 앙증맞게 만든 디자인에 얇은 초콜렛으로 장식한 디자인, 그리고 다양한 리큐어( 깔루아, 빈센토, 그랑마니에르... 등등)를 사용하며 이 디저트를 만들다 보면, 한 해가 순식간에 지나가곤 합니다. 


제가 일터에서 자주 만들다 보니 집에서 자주 만들지는 않지만, 손님들이 오는 경우에는 넉넉하게 만들어 나누어 먹으면 좋겠다 싶을 때는 이 티라미수를 꼭 디저트로 준비합니다. 이렇게 티라미수를 만들기 위해, 장을 보러갈 때면 괜시리 콧노래를 부르며 카트를 채우는 순간 부터 행복해지곤 합니다. 특히 저는 재료를 살 때, 티라미수의 스펀지 부분이 되는 과자인 사보이야르디는 특히나 넉넉히 사옵니다. 아침에 간단한 식사로 우유나 커피에 찍어먹으면 바사삭 부서지면서 입안에서 녹는 이 과자는 정말 순식간에 동이나기 때문에 꼭 넉넉히 사와야 티라미수를 만들때 모자르지 않습니다. 


올해는 쉬는동안, 테스팅용으로 레시피를 만들다가 집에서 자주 마시는 프렌치 얼그레이를 사용해 만들어 보았습니다. 가정용 레시피로 오랜만에 만들어보니 좀 더 편안하고 행복한 느낌이 들어서 더 맛있게 만들어 진 것 같습니다.


기분 전환을 위한 가정용 프렌치 얼그레이 티라미수 레시피.  일이 끝나면 혼자 이렇게 그리곤 해요.


"논나(할머니) 꺼 다음으로 맛있어 :)


혹시 알고 계시나요? 이 티라미수는 기분을 업! 시켜주는 최고의 디저트랍니다. 커피와 초콜릿(혹은 카카오) 환상의 조화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세히 'Tiramisu'라는 단어를 살펴보면 이탈리아어 'Tirare'(끌어올리다)라는 단어에서 왔습니다. 그래서 직역을 하면 '나를 끌어올려주는(Cheer me up) 디저트' 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의미를 되새기며, 저는 몸도 마음도 축 쳐지는 날 맛있는 티라미수를 먹으서 늘 주문을 걸곤 합니다. '이 디저트가 나를 좀 더 업 시켜줄 거야. 좀 더 나아진 기분으로 좋은 시간을 만들어보자!' 하면서요.


참, 그리고 이 디저트는 바로 먹는 것보다 하룻밤 정도 냉장고에 두었다가 숟가락으로 푹- 떠먹는 게 최고로 맛있게 먹는 팁이랍니다. 그리고, 커피나 향 좋은 차 한잔은 꼭 함께하는 거 잊지 마시기를 추천드립니다.


Buon Appetito!(맛있게 드세요!)




어느 날, 조금 기운이 쳐져있던 남편을 위해 선사한 프렌치 얼그레이 티라미수. 연애시절부터 남편의 최애 디저트 중 하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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