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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브랜티스트 Mar 14. 2020

표류 마지막 날



1.
눈을 떴습니다.
오늘이 정말 마지막날이네요.
한겨울밤의 달콤한 꿈을 꾸고 깨어나는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눈을 다시 감았습니다.
‘나대는 심장이 감당 되지 않던 첫만남부터 점점 마음의 문을 열어, 지금은 벌써 식구같은 브랜티스트. 그들 덕분에 한달 정말 뜨겁게 웃고 운듯 싶습니다. 참 밝았고 따스한 저에게는 참 소중했던 꿈.
그렇기에 더욱 깨어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시간이 된 듯합니다.
저도 이제 저만의 항해를 위해 떠나갈 시간이.
벌써부터 보고 싶은 브랜티스트. 안녕.






2.
항상 반찬을 사러갈 때 저를 데려가주었던 오.
이제 그와의 드라이빙도 마지막이네요.
짧지만 많은 대화가 오 갔던 감사한 시간들.
그리고 추억이 쌓여있는 망원시장도 이제 안녕.



브랜티스트의 건강한 밥상을 책임져주는 엄마손 반찬가게에게도 감사인사 전하고 돌아왔습니다.





3.
돌아오는 길.
오가 강한 정신력을 기를 수 있는 한가지의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모든 경험에 흠뻑 젖어들 것!
내가 다칠면 어떡하지를 걱정하고 어중간하게 발만 살짝 담구는 것이 아닌 좋던 나쁘던 그 상황에 내 몸을 온전히 맡기는 연습이 필요하다 했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나와 사람에 대한 강한 믿음이 필요하고요.


그 순간이 기쁨이든 고통이든 온 순간에 나를 흠뻑 적실 수 있는 내가 되기를. 그의 강한 정신력을 닮아갈 수 있기를.








4.
눈이 내렸습니다.
깃털처럼 하얗고 가벼운 눈송이가 사뿐사뿐 춤을 추며 내려옵니다. 마지막날 하늘이 저에게 내려주는 선물인가 봅니다.

눈같이 이쁜 안개꽃을 선물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5.
질문하는 방법에 있어 항상 서투름을 느껴 답답해하던 저.
브랜티스트 식구들 또란 그렇게 느꼈는지 저의 질문방식에 있어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1. 이 질문이 나에게 있어 얼마나 중요한 질문이고, 이 질문에 대해 사색한 흔적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다...! 나의 감정에서 시작해서 이성적인 질문을 던질 것!  

2. 이 질문이 인터넷에 검색해도 나올법한 질문인가. 내 안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질문하기.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시간낭비라 느낄 수 있으니

3. 본질적인 질문을 하기 위해선 범주를 내 안에서 좁힌 뒤, 구체적인 질문을 던질 것!  


그들의 따끔한 충고 또한 사랑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들 덕분에 질문하는 방법에 있어 업그레이드 된 스스로를 상상하며, 감사함 올립니다.






6.
제가 느꼈던 이상한 감정에 대해 털어놓았습니다.
국가적 열등감과 우월감에 대해서 말이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월등한 국가들에게 열등감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고. DNA에 무의식적으로 축적되어온 데이터 때문이라며 너무나 아무렇지 않게 말하는 그. 그런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려면 세상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여러 사람들을 직접 겪어보는 방법뿐. 이성으로 빠져나와야 한다 하면서 말이죠.


인도의 한 똑똑한 정치가가 감옥에 있는 동안 딸에게 쓴 책이라며 “glimpse of world history” 라는 책을 추천해주더군요.
감사했습니다. 호주가서 꼭 읽어볼 책이 생김에. 무지에서 벗어나 평등하게 사랑할 줄 아는 내가 되길 바라며 감사인사 올립니다.





7.
브랜티스트와의 첫날과 마지막날을
꿈꾸는 테이블과 함께 하네요.


한 달동안 성장했지만
역시나 동시에 불편했던 자리.
그럼에도 이런 멋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다니.
이런 멋진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나도 참 괜찮은 친구다. 그치.


더욱 풍부한 경험과 지식 쌓아 지혜로운 여인이 되어 돌아오리란 다짐과 함께. 다시 한번 자리 마련해준 그대들에게 감사한 맘이 전해지길.
그리고 호주에서도 함께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친구들 제게 보내주실 것 알기에 감사인사 드립니다.



7.
뜨거운 포옹을 나누고
조이 볼에 쪽 뽀뽀를 해줬습니다.


브랜티스트 섬사람들을 대표해서 제가 전달하고픈 진실된 마음. 그녀를 통해 전달되기를.
다시 한번 감사함 올리며.
이젠 정말 안녕.







———————-

사랑하는 동지들.

브랜티스트섬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되겠네요!

새롭게 수리한 나침반이 낯설고 서툴게만 느껴지지만, 용기를 가지고 또 저만의 향해를 시작할까해요:)

저의 표류기 받아봐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인사 전합니다.


그리고 사랑넘치는 브랜티스트 섬에서의 표류...

관심있으신 분들은 꼭 노크해보세요!

멋진 섬사람 친구들이 따뜻한 온도로 맞이해줄거라 믿어요^^



오늘도 우주의 사랑을 듬뿍 담아

헤일리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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