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만과 에르미타주 전망의 파노라마
돔끄니기에서 화장실을 못 찾아서 지도 앱에서 화장실을 검색해 보았어요.
러시아어로 화장실은 뚜알렛 Туалет
가장 가까워 보이는 공공화장실이 에르미타주 옆 궁전광장에 있는 것으로 확인되어서 버스타고 한정거장 가서 내림. 임시 화장실 하나에 감사하면서, 또한 화장실 천국 대한민국에 산다는 것도 감사하게 되었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한정거장을 가다가 잘못 탔다는 걸 인지하고 바로 내려서 걸어갔습니다. 잘못 탄 버스 덕분에 마침 보였던 길거리표 찐옥수수(249루블 약4200원)도 먹어보고, 상트페테르부르크 바닷가를 오고가는 배들과 등대 배경 사진도 실컷 찍을 수 있었어요.
바다에 떠있는 레스토랑과 바다산책로를 걸어서 페트로파블로스크 요새가 위치한 토끼섬 으로 진입. 수많은 경찰이 지키고 서있는 소지품 검사대를 통과해서 요새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는 상트 도시를 건설하기 전, 이곳의 방비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 먼저 건설한 표트르대제의 전초기지 격의 장소. 그리고 도시가 커지면서 점점 더 커다란 군사기지 및 감옥으로 발전되어 갔습니다.
그래서 요새 내부에 들어가면 요새적 성격의 성벽관람, 죄수를 수용한 감옥관람, 군인 및 관리들을 위한 성당까지 종합적으로 관광이 가능하게 되어 있어요.
페트로파블롭스크 요새는 매우 감사하게도 입장 자체는 무료입니다. 다만 감옥, 전망대 등 각각의 개별 관람을 위해서는 따로 돈을 내야 하는 시스템이예요.
저희도 선택적으로 감옥과 전망대를 둘러 보았습니다.
트루베츠키 바스티온 감옥 ; 입장료 300루블 (러시아 학생만 할인 가능)
페테르부르크 파노라마 전망대 : 200루블
그 외 페트로파블롭스크 사원 700루블
(통합권도 있는데 여기에 전망대 포함 여부가 불명확해서 물어보고 사는 게 좋아 보임)
문을 통해서 들어간 후에 직진하면 광장으로, 성벽을 따라서 오른쪽으로 걸어가면 동전주조소와 감옥을 만날 수 있습니다. 저희는 길을 잘 몰라서 성벽을 따라서 걷는 방향을 택했답니다.
감옥 이름은 트루베츠키 요새 감옥 입니다. 1872년 부터 혁명 후인 1921년까지 운영되었다고 해요.
여기에 수감된 거물급 지도자는 막심고리키, 트로츠키, 알렉산드르 울랴노프 (레닌의 형) 등등. 전체가 독방으로 구성된 점이 특이하고, 산책할 수 있는 공간이 매우 협소하다는 점이 수감자를 힘들게 했을 것 같아요.
다만 우리 기준으로 각 수감자에게 부여된 독방의 공간이 대단히 넓다는 점은 분명 장점같이 보입니다. 이들과 우리나라 서대문 형무소의 개인공간은 얼마나 대조적인지... 땅덩이가 넓은 나라에 산다는 건 감옥의 공간도 상당히 넓을 수 있다는 걸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이곳에 역사적으로 유명한 이들이 수감되어서 그런지 러시아 학생들도 단체관람을 많이 왔어요. 특히 이날은 러시아의날 (소련이 무너지고 러시아연방이 세워진 때를 기념하는 날) 이어서 공휴일이기에 학생들, 가족단위, 커플 등등 대단히 많은 인파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그 중 특이한 중학생 또래의 여학생들이 기억납니다.
저희 와이프 보고 "끄라씨바야 (예뻐요!)" 를 던지고,
와이프가 "스빠씨바 (고민워요)" 대답하니,
"오이, 가바릿 빠 루스끼 (오, 러시아어도 하시네요.)"
라면서 즐거워하던 러시아 학생들.
한류의 영향인가요? 사실 우리 눈에는 그들이 더 파릇파릇하고 예뻐보이는데, 그들 눈에는 한국적인 미가 또하나의 스탠다드로 자리잡은 것 같다는 게 재미있었습니다.
덕분에 저희 가족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준 러시아 여학생들에게 감사를 전하면서 다시 한번 한국인으로 살아감에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감옥투어를 마치면 자연스럽게 동선은 작은 광장을 지나서 전망대 방향으로 향하게 됩니다.
전망대는 핀란드만 과 에르미타쥬가 보이는 꽤 좋은 핫스팟 임에도 불구하고 200루블 이라는 저렴한 입장료가 책정되어 있어요. 그런 혜자로운 가격 덕분에 전망대에 올라가고자 하는 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게 단점.
거의 10분 정도 기다려서 각각 입장료를 내고 계단을 올라가서 성벽너머로 펼쳐진 핀란드만 전경을 바라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여기에 올라오면 페트로파블롭스키 성당도 안쪽으로 바라보이고, 바깥쪽으로는 네바강하류가 바다로 흘러들면서 반대편에 있는 에르미타주와 온갖 궁전, 러시아제국의 관청들의 집합체가 멋진 파노라마를 이루고 있어서 상당히 멋진 포토스팟이 이루어져요.
명품사진 찍을 실력은 안되지만, 이런곳에서 파란하늘과 바다, 궁전들을 배경으로 넣으면 적어도 90점 이상의 사진결과물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 90점의 사진들 여러개 남기고, 아쉬운 핀란드만의 하늘과 작별하면서 우리들의 요새투어는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의 마지막 투어를 장식할 에르미타주 박물관투어를 향해 우리의 발걸음을 서둘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