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 그대가 한식 세계화 챔피언
상트에 온 지 벌써 3일째. 그러나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서글퍼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이번에 큰맘 먹고 왔는데, 이번에 돌아가면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생각에 큰 아쉬움이 남았어요.
개인적으로 아직 다음 직장도 정해지지 않았고, 다음 일터에서 러시아 관련 일을 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이기에 당분간은 러시아에 올 가능성이 거의 없을 것이 기정사실.
당분간 와보지 못할 것을 알기에 더 열심히 돌아다녔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계획한 모든 일정을 소화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면서 이제 관광은 그만 하고, 최후의 상트만찬을 할 곳을 찾아보았습니다.
첫번째는 Moi Dom - 아는 형님이 하는 한국식당. 지금 생각하면 지하철역 가까워서 가봐도 괜찮았을 것 같은데 바다건너 섬이라서 좀 멀어 보였어요. (형, 죄송해요. 담에 찾아뵙겠습니다.)
두번째는 Koreana (Rizhskiy Avenue, 3) - 고려인 쉐프가 하는 체인점인 것 같았습니다. 저희가 짐 맡겨놓은 호텔과 가까워서 낙점. 버스를 타고 조금 더 걸어서 한식만찬을 위해 방문했습니다.
코리아나 한식당을 선택한 건 결과적으로 대만족.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고, 케이팝 이 계속 흘러나오는 젊은 분위기에 음식맛까지 너무 좋았습니다.
가격도 합리적이었고, 한국어를 조금 할 줄 아는 러시아소녀의 친절함까지 완벽한 조합의 한식당. 한국인은 저희 뿐이었고 나머지 손님들은 모두 러시아인 이었습니다.
여기서 식사하고 나니, 왜 장사가 잘되는 지 이해가 되는 한식당의 완벽한 표본이었어요. 맛과 인테리어와 친절함에 가격도 적정하고, 게다가 케이푸드라는 전세계적인 트렌드까지 타버렸으니...
한국인 관광객이 전혀 없음에도 이렇게 잘되고 있다는 건 완벽하게 현지화에 성공했음을 보여주었고, 이런 식당이 계속되는 데 대해서 감사함과 함께 케이푸드 에 대한 자부심도 느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참고로 저희는 국시 김치볶음밥 치킨 & 밥 을 시켰어요. 가격은 적당했고, 치킨은 한국보다 저렴해서 좋았습니다. 아래 음식들 외에 한국사람이라고 군만두도 서비스로 주셨어요.
국시 650루블 (11,000원)
치킨 850루블 (14,500원)
김치볶음밥 590루블 (10,000원)
공기밥 120루블 (2,000원)
김치 190루블 (3,200원)
군만두 덕분에 너무나 감사했고, 음식이 다 맛있어서 또한 행복했습니다. 그간 한국음식이라고는 도시락 라면 밖에 못 먹었는데 이렇게 고퀄의 한식 먹으니 우리 가족 모두 행복감이 밀려왔어요.
마지막 상트에서의 만찬을 이렇게 유쾌하게 끝내고, 감사에 보답하고자 약간의 팁도 놓아두고 코리아나를 나섰습니다.
이제 택시를 불러서 호텔 들러서 짐을 픽업하고, 기차역으로 가는 것만 남았답니다. 이렇게 싱트에서의 마지막이 흘러가고 있었어요.
P.S. 근데 이때는 처음이자 마지막일거라 생각한 한식당이었는데, 모스크바에서 또 한 번 먹을 기회가 생겼습니다.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