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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Nov 06. 2019

주간 ㄱㄷㅎ 4-4

22.

지난 주부터 목이 계속 부은 것 같은 느낌이 들다가 목요일에 급격히 안 좋아지는 느낌이 들어, 지난 주 목요일 저녁 즈음에 이비인후과에 들러 진료를 받고 약을 탔다. 주말까지 그 약을 나누어 먹었는데도 어쩐지 좋아지는 것 같지 않아, 오늘 점심시간을 이용해 병원에 다녀왔다.


지난 주에 갔던 곳은 회사 교육 때문에 갔던 교육장 근처의, 처음 가보는 병원이었기 때문에 약이 나와 잘 맞지 않아서 약을 먹었음에도 낫지 않았던 것 같다. 반면 오늘 간 곳은 회사 근처에 위치해 있어서 종종 방문하는 믿을 만한 곳이었다. (편도가 원래 큰 편이라 환절기 등에 예민한 편이라 회사 근처에 괜찮은 이비인후과를 찾아두었다.)


11시 반쯤 병원에 갔는데 이미 사람으로 가득했다. 환절기다보니 감기에 걸린 사람이 무척 많은 것 같았다. 거의 1시간을 기다려 진료를 했는데, 의사가 말하길 "작년에도 5월경 방문했었는데 올해도 그때쯤 오는 걸 보니, 딱 이때 목이 안 좋아지는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모르는 내 몸의 사이클을 알게 된 것 같아 무척 흥미로웠다. 오히려 겨울에는 감기같은 것 없이 무난히 지나갔는데, 내가 목이 약해지는 때가 딱 봄이 올 때 즈음인것 같았다.


병원에서 너무 오랜 시간을 기다린 탓에 점심은 근처에 있는 버거킹에서 간단히 먹었다. 시간적 여유가 있었다면 쉬엄 쉬엄 먹고 싶었으나, 점심 시간 내 들어가기 위해 급히 햄버거를 먹고 사무실로 복귀했다. 햄버거를 먹고 사무실에 돌아오는 길이 너무나 따뜻하고 공기가 좋았는데,(미세먼지는 나빴지만) 얼른 주말에 교외로 피정을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23.

요즘 내 화두는 역시 '지속 가능하고 소득이 나는 다른 일들' 이다. 유튜브가 대표적인 것이겠지만, 콘텐츠가 곧 돈이 되는 세상이니 내가 가진 것들을 어떻게 돈으로 환원할지에 대한 고민과 행동이 많아진다.


이번에는 텀블벅 펀딩을 진행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정부에서 책의 인쇄비를 지원해주는 사업을 진행한다고 하여 거기에 신청을 해보았다. 소식을 늦게 알게 되어서 마땅히 원고가 준비된 게 없어 블로그의 글을 몇 개 긁어서 원고랍시고 신청한 게 아쉬웠고, 그 덕분에 선정 확률이 낮아질 것 같기는 하지만 신청하는 일 자체에도 충분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정이 되든 그렇지 않은 5월부터는 새로운 책을 제작하는 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다. 행복한 매일이 쌓이면 행복한 인생이 되고, 충실한 매일이 쌓이면 충실한 인생이 된다. 행복하고 충실한 삶을 살고 싶다.




24.

목감기 때문에 약을 먹고 있는데 이게 꽤 독한 편인지 어제부터 일하는 내내 졸음이 너무 심하게 왔다. 이런 적이 없었는데, 약이 독한건지 아니면 나이를 먹어서 진짜 몸이 허해진 건지. 일을 하는데 무기력하고 졸음만 오고 눈도, 비염때문인지 눈도 제대로 뜨기 힘들었다. 


그래서 오늘은 퇴근 후 빠르게 이런 저런 일을 마무리 한 뒤 11시가 되기 전부터 잠을 잤다. 감기약 덕분인지 중간에 깨지도 않고 아침까지 푹 잤는데, 그러고 나니 목도 많이 좋아지고 감기약을 먹어도 무기력하지 않았다. 사람 몸이라는 게 참 단순한 거구나 싶었다.




25.

(당연한 얘기겠지만) 누구든 성격에 장단이 있다. 아니, 장단이라기보다는 특성이라고 해야 할까. 나의 경우는 사람들과 분쟁을 싫어하고 그렇게 될 경우 엄청나게 스트레스를 받는 편인데, 그래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내 주장을 그냥 굽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보면 내 생각과 다른 말에 적당히 동의한 척 넘어가기도 하다보니, 다른 사람이 나에게 너무도 쉽게 잔소리를 하게 되는 것 같다. 

(얘는 성향이 순하니 그냥 말해도 되겠지?) 


그런 얘기를 쉽게 흘려보낼 수 있다면 좋을텐데, 어쩐지 그런 얘기를 듣고 나면 마음에 오래 남는다. 얘가 나를 너무 쉽게 생각하는 거 아닌가, 아무리 가깝고 편하다고 이런 부분까지 잔소리를 하는 건 권한 밖이 아닌가, 같은 생각.


그리고 그런 일이 반복되다보면 나도 스트레스를 받기 싫어서 그런 사람들과 그냥 거리를 둔다. 그런 일들이 겹치다보니 요즘은 (여자친구를 제외한) 사람을들 만나는 일에 큰 관심이 없어졌다. 그렇다고 아예 자연인처럼 두문불출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그런 일 자체에 큰 집착이 없어졌다고 할까?


하지만 이따금씩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서 새로운 자극(긍정적인)을 받게 될 때가 있는데, 그럴 때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닫게 된다. 언제나 그 거리 조절이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




26.

내일은 아침 일찍부터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어농성지로 피정(천주교의 템플스테이 같은 것)을 가기로 해서 오늘 퇴근하고 집에 와서 저녁때 내일 해야 할 일을 미리 했다. 내일 해야 할 일이라는 게 대단한 건 아니고, 방과 화장실 청소 같은 개인정비 활동이다. 원래 토요일 오전에 싹 해놓는 편인데 내일은 다녀와서 하기엔 체력이 부족할 것 같아 오늘 미리 해두었다.


내일 해야 할 일들을 하고 나서 자리에 누웠는데 어쩐지 잠이 잘 오지 않았다. 내일 출근 시간과 동일하게 일어나야 해서 일찍 자야 했는데, 기분은 금요일 밤이니 잠이 잘 오지 않는 것 같았다. 누워서 책이라도 볼까 했는데 책도 잘 읽히지 않아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다 SNS에 들어가 내 옛날 글들을 읽었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있는 옛날 글들을 쭉 읽었는데, 그때 그 시절에 내가 했던 일들이나 생각이 나서 마음이 참 좋았다.


그때 느꼈던 감정들, 그리고 그때 했던 고민들이나 기뻤던 일들을 떠올리니 어쩐지 마음이 평온해졌다. 지금 쓰고 있는 이 주간 기록을 하는 가장 큰 이유도 나중에 내가 보기 위해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놔두면 흘러가는 시간들을 어떻게든 남기고 기록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지만, 결국 이 일들은 지난 일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나고 나서 느끼는 감정이 아쉬움보다는 그리움인 것을 보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27.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어농성지에 음악 피정을 다녀왔다. 자세한 과정과 내용은 따로 포스팅을 해 두었으니 궁금하면 아래 링크로.


대중 교통이 썩 좋지 않아 쏘카를 빌려서 갔는데, 오랜만에 하는 운전이라 조금 긴장이 되었다. 그래서 한 주 내내 운전하느 일 때문에 마음 한켠에 신경이 계속 쓰였는데, 막상 차를 빌리고 딱 운전석에 앉아서 주차장 밖을 빠져나가는데 자신감이 확 들었다. 그래도 예전에 꽤나 오래 운전을 한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오랜만에 해도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물론 마냥 편하게 하진 않고 긴장하면서 했기 때문에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왔을 때는 온몸이 뻐근했다.)


역대급으로 날씨가 좋은 주말이어서 그런지 가는 길, 오는 길에 차가 많이 막혔다. 그럼에도 오가는 길 내내 즐거웠다. 행복이란 건 남들 놀러 갈때 심술나서 '어차피 차 막히는 거 개고생하죠 ㅋㅋ'라고 빈정대는 게 아니라, 그럴 때 나도 놀러가는 게 아닐까. 




28.

화가 났을 때처럼 감정이 격해졌을 때는 (당연하겠지만) 이성적인 판단이 너무 힘들다.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화라는 감정이 몸에 가득 차 넘칠 때는 예수님도 잘 생각나지 않는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은 오직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것 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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