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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매일의 기분 Nov 13. 2019

주간 ㄱㄷㅎ 5-5

27.

블로그를 하다 소탐대실(광고글을 올리다보니 저품질이 된 듯?) 하는 일이 생겼다. 그래도 올해 들어 신경써서 열심히 운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되니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이 컸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큰 후회는 들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기존에 네이버의 운영 방식대로는 블로그로 돈을 벌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요즘은 콘텐츠가 곧 돈이 되는 시대다. 내가 열심히 만든 콘텐츠가 돈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내 노력에 대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일이나 다름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결과는 이렇게 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열심히 해봐야겠다. 난 나의 콘텐츠로 돈을 벌 것이다.

28.

여자친구가 종종 나에게 식탐이 있는 편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일부 동의하는 부분이 있다. 보통 주말에 여자친구를 만나서 밥을 먹으며 내가 이야기 하는 소재 중 하나가, 다음 끼니 혹은 내일 먹을 음식에 대한 것이다. 여자친구가 말하기를, 보통 그런 얘기는 음식을 먹을 때나 먹은 직후에는 잘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나의 경우는 음식을 먹는 중에도 이미 다음 먹을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었다. 

(사실 회사에서도 출근하고 나서 꼭 하는 일이 오늘 나올 식당 메뉴를 보고, 어떻게 먹을지 상상하는 것이다.)

그것 말고도 집에 사 둔 과자를 남김 없이 먹는다던가, 눈 앞에 먹을 게 있을 때 먹지 않고서는 못 버틴다던가 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덩치가 있는 편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몸무게를 꾸준히 68~69 사이를 유지하며 몇 년째 살고 있는데(말라 보이는 편), 속으로 이렇게 식탐이 있는 편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모르겠지? 

29.

2년 전쯤 백수 시절에 인방(게임 방송) 보는 것에 재미가 들린 이후로 꾸준히 트위치를 즐겨 보고 있다. 오늘도 퇴근 길에 트위치를 좀 보면서 가는데, 어쩐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그 내용을 좀 찾아보니 몇몇 스트리머들이 트위치 코리아의 부조리한 운영 실태를 폭로한 일이 있었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사람 사는 데가 다 그런 것처럼, 처음에는 부정에 대한 고발에서 시작된 이 사건은, 결국 그 사이에 얽힌 사람들의 치졸한 사생활 관련 폭로가 진행되고 있었다. 

그 사건을 보면서 새삼 느끼는 게, 정말 입조심을 해야겠다는 것이었다. 나도 가십을 꽤 좋아하는 편이고, 그 중에서도 남녀가 얽힌 연애사를 듣는 것을 무척 좋아한다. 이것을 정당한 방식으로 들을 경우 문제가 되는 경우는 별로 없지만(당사자의 입으로 들려주는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제 3자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할 경우이다. 

뒷이야기나 뒷담도 꽤 좋아하는 편이다보니 이번 트위치 사건을 보면서 새삼 늘 행동거지, 입조심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사람은 살다보면 언젠가 꼭 다른 사람과 감정적으로 피곤하게 얽힐 일이 생기곤 한다. 그럴 때 정말 중요한 것은 어쩌면 '평소 행실' 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평소에 내가 어떻게 행동했느냐에 따라 다른 사람이 나를 대하는 행동도 바뀐다. 내가 잘못을 했음에도 옹호를 받을 수 있게 행동을 해두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30.

성경 말씀 중 "내가 죽은 뒤 가져갈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베푼 것 뿐이다" 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기억에 의존하는 문장이다보니 출처도 명확하지 않고(성경에서 나온 것인지조차), 정확히 저 문장인지도 확실하지 않지만 무척 인상 깊은 말이었다. 

어제도 집에 가다 신천지 혹은 대순진리교 같은 사람들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에게 포교를 하는 듯한 모습을 보았는데, 그 모습을 보며 '이단'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천주교나 개신교에서 신천지를 '이단'이라고 말하는 것은, 비 기독교인들이 보았을 때는 좀 이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그들의 눈에는 서로의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밥그릇싸움'일 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단이 '이단'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명백히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내 생각에 종교가 가진 역할은 신자들의 삶이나 행동이 더 나아지도록 해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보통 이단이라고 부르는 종교들은 신자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고 어렵게 만든다. 이단이 나쁜 것은 신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며, 그들의 삶을 파괴하기 때문이다. 

지난 토요일에 혼자 성당에 가서 주일 미사를 드리는데 문득 나에게 잘못한 다른 이(모 선배)를 용서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느님께서 내가 스스로를, 그리고 다른 사람을 용서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종교는 이런 것이라고 생각한다. 앞부분에 작성한 문장을 마음에 새기며 이타적인 행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만약 이단이 그 신자들의 삶과 행동을 더욱 나아지게 하는 데 힘쓴다면 그것은 더 이상 이단이 아닐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31. 

회사에서 갑작스럽게 신상의 변동이 생길 듯하다. 나의 잘잘못은 아니고, 내가 있는 부서의 대장님의 신상의 변화로 다른 모든 사람들까지 영향을 받게 된 것이다. (일부 직원들은 권고사직까지 당할 판이다...)

너무도 갑작스레 회사에 큰 일이 생긴 것인데, 어쩐지 내 마음은 꽤 평온했다. 이 회사에 다니면서 부서 이동만 3~4번 경험을 하기도 했고, 다사다난한 일들이 많아서 조금 단단해진 덕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도 계속 겪게 되면, 그 '변화하는 상황' 자체를 당연하게 느낄 수 있게 된 것인지. 어째 요즘 회사에 별 일이 없었는데, 역시나 쉽게 가는 일은 없는 것 같다.

더불어 요즘 열중하고 있는 다른 일이(집문제) 있는 영향인 것도 같았다. (다른 일이 회사일보다 더 중요하게 느껴지기 때문)

1.

베푼다는 것은 얼마나 좋은 일인지! 

주말에도 일을 하는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서울역 근처 스타벅스에서 음료수를 한 잔 마셨다.


원래 스타벅스에서는 아이스커피(브루드 커피)만 주로 마시는 편인데, 오랜만에 블렌디드를 마셨다. 그 이유는 단 1개만 채우면 되는 스타벅스 여름 비치 타올 프리퀀시 때문이었다. 비치 타올을 가지고 싶어하는 여자친구에게 타올을 주기 위해 남은 1잔의 미션 음료를 블렌디드로 채웠다. 

여자친구를 기다리며 스마트폰을 하다 여자친구를 만났고, 이번 주에 회사 근처에 새로 생긴 카페에서 산 마카롱 세트와 카라멜 세트를 선물로 주었다. 가는 길에 스타벅스에 들러 비치 타올도 받아 여자친구에게 주었다. 줄 수 있는 능력, 그리고 즐겁게 줄 수 있는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얼마나 큰 행복인지! 

그러고 나서 오랜만에 명동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는 광화문에 있는 도쿄등심에서 맛있고 고급스런 코스 요리도 먹었다. 맛있는 음식을 먹고 나니 배가 불러서, 광화문에서 서울역까지 한참을 걸어갔다. 

2. 

여자친구와 함께 길을 걷는데 여자친구가 내 옆구리를 만져보더니 살이 빠졌다고 놀라했다. 요즘 이런 저런 일들로 바쁘고 신경 쓸게 많다보니 자연스레 살이 빠지는 듯했다. 

낮에는 재미있게 놀다가 저녁에 집에 와서는 밀린 일들을 여러모로 처리했다. 지금 내 머릿속에 가장 많이 들어차 있는 고민거리는 바로 집문제다. 새롭게 계약한 집을 어떻게 돈을 덜 들이고 잘 꾸밀지 생각과 고민이 가득하다. 하나 하나 처리해나가야 할 것들이 참 많은데, 그것들을 머릿 속으로 정리하다보니 머리가 복잡해져서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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