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삶도 달린다.
12억 인구가 사는 인도에서 가장 활발히 이용되는 교통 수단은 바로 기차이다.
저렴한 금액으로 넓은 대륙을 횡단 할 수 있는 유일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다보니 미리 표를 끊어 두지 않으면 차표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앉아서 가는 일반칸 부터 잠을 잘 수 있는 침대칸 그리고 가장 좋은 에어컨 칸 까지.
어떤 기차를 타느냐에 따라 여행의 느낌이 달라진다.
지금 난 기차 여행중 가장 저렴하다는 일반칸을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
미리 차표를 끊어 놓지 못한 사람들과 돈이 없어 가장 저렴한 기차표를 끊은 사람들이 앉아 있는 이곳 일반칸.
천장 위로 달려 있는 수 십개의 선풍기들과 소복히 먼지 쌓인 형광등 아래로 많은 사람들이 앉아 있다.
때로는 빈 좌석에 몸을 눕혀가며 때로는 서로에게 기대며 이 긴 여행을 한다.
기차가 덜컹 거릴때 마다 낡은 창문 사이로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
이 차가운 공기들을 피하려 가지고 있던 천들로 몸을 둘러 싸는 사람들.
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짐을 싣는 선반이 화장실옆 공간이 피곤한 몸을 눕히는 침대가 된다.
흔들리는 일반칸 안에는 빈부의 격차도 없다.
그저 한명 한명이 삶의 모습들을 가지고 목적지를 향할 뿐이다.
새벽 네시.
어두운 밤 안개를 헤치고 기차가 달린다.
조금은 불편하고 힘들어 보이는 일반칸 사람들 모습 속에서 나는 진짜 삶을 본다.
잠시 멈췄던 기차가 다시 출발한다.
그들의 삶도 나의 삶도 다시 출발한다.
새로운 목적지를 향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