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 개발을 하는 두 명의 프리랜서가 있다. 한 명은 완벽을 추구한다. "UI가 조금 더 예뻐야 해", "이 기능을 더 고도화시켜야 해"라며 프로젝트를 끝없이 수정한다. 6개월째 개발 중인 쇼핑몰은 여전히 베타 버전이다. 클라이언트가 "언제 완성되냐"라고 물으면 "조금만 더 시간을 주시면 완벽하게 만들어드릴게요"라고 답한다. 하지만 그 '조금 더'는 계속 늘어난다.
다른 프리랜서는 일단 완성부터 한다. "80% 수준이면 일단 출시하자." 기본 기능이 작동하면 클라이언트에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다. 부족한 부분은 실제 사용자 반응을 보고 점진적으로 개선한다. 2개월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해서 포트폴리오를 늘려간다.
1년 후 결과는 명확하다. 완벽을 추구한 개발자는 완성된 프로젝트가 2개뿐이다. 완성을 우선시한 개발자는 6개의 프로젝트를 완료하고 고객 추천으로 새로운 의뢰가 계속 들어온다.
논문을 쓰는 두 명의 대학원생이 있다. 한 명은 완벽한 논문을 꿈꾼다. "참고문헌이 더 필요해", "실험 데이터가 부족해"라며 계속 미룬다. 3년째 첫 번째 챕터만 고쳐 쓰고 있다. 지도교수가 "일단 초안을 보자"라고 해도 "아직 부족합니다"라며 제출을 거부한다. 동기들은 이미 졸업했지만 그는 여전히 '완벽한 논문'을 준비 중이다.
다른 학생은 완성을 목표로 한다. "일단 전체 구조를 만들어보자." 부족해도 초안을 완성해서 지도교수와 상의한다. 피드백을 받으면 해당 부분만 집중적으로 수정한다. 여러 번 수정을 거쳐 2년 만에 논문을 완성하고 졸업한다.
이게 '완벽'과 '완성'의 차이다.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은 끝이 없다. 항상 "조금만 더"라고 말하며 출시를 미룬다. 완벽한 것을 만들려다가 아예 완성하지 못한다. 머릿속의 이상적인 결과물과 현실 사이의 간극 때문에 시작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완벽주의는 종종 완성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된다.
완성을 우선시하는 사람은 현실적이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일단 마무리한다. 부족한 부분은 인정하지만 그것 때문에 전체를 포기하지 않는다. 완성된 결과물을 통해 피드백을 받고, 다음 버전에서 개선한다. 완성의 경험이 쌓일수록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페이스북의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완벽보다 완성이 낫다"는 철학으로 회사를 키웠다. 초기 페이스북은 버그투성이었지만 일단 출시했다. 사용자 피드백을 받으며 실시간으로 개선했고, 지금의 메타가 됐다. 만약 완벽한 SNS를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면 페이스북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탈리아 속담에 이런 말이 있다. "Il meglio è nemico del bene"(일 메글리오 에 네미코 델 보네) - "완벽은 좋은 것의 적이다." 더 나은 것을 추구하다가 좋은 것마저 놓치게 된다는 뜻이다.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도 완벽보다는 '적절한 완성'을 중시한다. 손으로 만든 파스타가 기계로 만든 것보다 완벽하지 않아도 더 맛있는 이유다.
구글의 연구에 따르면, 성공하는 스타트업과 실패하는 스타트업의 가장 큰 차이는 '출시 속도'였다.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평균 3개월 내에 MVP(최소 기능 제품)를 출시했다. 실패한 스타트업들은 완벽한 제품을 만들려다가 평균 18개월을 소비했다. 그 사이 시장은 이미 변해있었고, 경쟁사가 먼저 자리를 차지했다.
심리학에서는 이를 '완벽주의 역설'이라고 한다. 완벽을 추구할수록 오히려 성과가 떨어진다는 현상이다. 완벽주의자들은 실패를 두려워해서 도전 자체를 피하거나, 끝없는 수정으로 완성 시점을 놓친다.
완벽은 환상이다. 완벽한 결과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설령 있다 해도 그것을 만드는 시간과 비용을 감안하면 비효율적이다. 완성은 현실이다. 부족해도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피드백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완벽을 기다리지 말고 완성을 택하라. 100%를 꿈꾸지 말고 80%로 시작하라. 머릿속의 이상보다 손에 잡히는 실체를 만들어라.
완벽한 계획으로 시작하지 못한 일보다, 부족해도 완성한 일이 더 가치 있다.
완벽은 내일의 약속이지만, 완성은 오늘의 성취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으로 오늘을 완성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