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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 20. 2024
열다섯째 날 | 방구석 전문가
새벽 운동, 무작정 걷기 #15
2024년 6월 19일 수요일
생각보다 이제 몸이 힘든 것 같지는 않다. 그냥 피로하고 피곤하다 느끼는 것은 만성적인 듯하고, 새벽 운동 탓은 아닌 것 같다. 다만 머릿속이 겁나 복잡하다.
오늘은 알람이 울리기 전에 일어나 알람을 끄고 바로 준비를 했다. 그래서인지 일출빛이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했다. 문을 열고 나왔을 때 붉그스름한 일출빛을 보면 기분이 좋은데... 일출을 보는 시간을 기억해서 나가야겠다.
어김없이 운동기구 쪽으로 먼저 향한다. 그런데 오늘은 다른 곳에 있는 기구를 써보기로 한다. 기구마다 높낮이나 손잡이 부분 등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익숙해진 탓인지 이전에 쓰던 기구보다 왠지 별로였다. 일단 전체적으로 봉이 얇아서 그런지 그립감?이 아쉬웠고, 역기 올리기와 내리기 모두 손잡이 위치가 너무 낮았다.
역기 올리기는 내 무게를 지탱해서 올리는 것인데 너무 아래쪽에 있으니까 손목과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갔고, 내리기는 팔을 쭉 뻗었다가 내려야 하는데 너무 낮게 있으니 팔을 굽힌 채로 기구를 내려야 했다. 숨이 차고 힘든 쪽은 오히려 전에 썼던 기구인데 확실히 그게 운동하는 맛이 나는 것 같다.
참나, 겨우 15일째면서 전문가 코스프레라니. 나를 보니 인터넷에 수많은 '방구석 전문가'들이 왜 생기는지 알겠다.
계속 다글로 어플을 사용해서 생각을 기록하고는 있다. 근데 걷느라 헐떡헐떡대는 와중에 훅훅 지나쳐가는 모든 생각들을 다 기록하기에는 너무 힘들다. (아니 사실 귀찮...)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이 너~무 많다. 생각을 허용한 뒤로 더 넘쳐나는 것 같다. 분명히 좀 들여다보고 정리를 하고는 싶은데 또 너무 많으니까 엄두가 안나기도 하고, 한편으론 그냥 생각을 아예 안 하고 싶기도 하다. 참 뭐든 '중도'를 지키는 게 어렵다.
그러고 보면 '흑백논리'만큼 세상 편한 게 없다. 이거 아니면 저거, 흰색 아니면 검은색, 선 아니면 악, 이 얼마나 깔끔하고 쉬운지. 하지만 인생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이분법으로 나눌 수 있는 게 없다. 누구에게나 선한 면과 악한 면이 동시에 존재하고, 어떤 것이라도 좋은 점과 싫은 점이 공존한다. 아 정말 귀찮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