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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IDI Jun 19. 2024

열넷째 날 | 1% 정도의 천국

새벽 운동, 무작정 걷기 #14


2024년 6월 18일 화요일



오늘은 알람이 제 기능을 잘했다. Yeah! 근데 살짝 밍기적거리다가 10분 정도를 홀라당 까먹었더니 밖이 꽤 환해서 조금 아쉬웠다. 진짜, 네가 무슨 어둠의 자식이냐고... 며칠 전에 봤던 건너편 아파트 사이로 보이는 어둑어둑한 일출빛이 꽤나 예뻤던 탓일까.



엘리베이터를 타고 타임스탬프와 강아지 산책용 어플(참고로 나는 '바라봄'이란 어플을 사용함)을 켜고 열네 번째 새벽 운동을 시작해 본다. 14일째가 되니 나름대로 나만의 룰?이 생겼다. 일단 운동기구와 계단은 1코스 이상씩 넣기, 그리고 30분은 넘기고 돌아가자! 요 정도? 너무 많은 룰을 정하면 좌절하기 쉽기에 딱 요 정도가 적당한 듯하다.



오늘도 역기 올리기를 3세트 해냈다. 뿌듯. 여전히 2세트 뒤에 고비가 오긴 하지만 진짜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딱 2세트 뒤에 5개부터 지옥을 만나게 되는데... 그래도 어제는 104% 지옥이었다면 오늘은 103% 지옥 같은 느낌? 언젠가 100% 안으로 들어와서 1% 정도의 천국을 느끼게 될 수 있을까?


솔직히 아직은 이게 뭐가 그리 좋다는 것인가? 겁나 괴롭고 고통스럽구만? 하는 생각이 더 많이 든다. 고작 며칠 해봤다고 '고통'을 논하는 게 우습게 보인다 해도 어쩔 수 없다.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걸...









넓은 도로변의 오르막길 중간쯤에 24시 무인카페가 있다. 매번 커피가 어찌나 땡기는지(당기는 거 아니고 땡기는 거 맞음!!) 마음이 수시로 흔들린다. 하지만 힘들어 죽겠는데 손에 뭘 들고 나머지 길을 오르기에는 너무 거추장스럽고 불편할 것 같아 오늘도 꾹 참는다.


그래서 결심한다. 마지막 날! 대망의 스물한 번째 운동날에는 저 커피를 반드시 손에 쥐리라. 손에 커피 하나 들고 나름대로 천천히 만끽하면서 걸어보겠다. 마지막이 있다고 생각하니 조금은 힘이 난다.




14일, 어느덧 2주가 지났다. 걷는 게 나쁘진 않다. 오늘 하루 중 무언가 하나는 해냈다는 느낌이 좋기도 하고. 아마도 음악을 들으면서 걸으면 좀 더 수월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지금으로서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고 머릿속을 조금 더 정리하고 싶다. 


21일이 끝난 후에도 이 새벽 운동을 지속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면, 그때는 한번 이어폰을 찾아봐야 할지도... 하지만 아직 잘 모르겠다. 나는 이게 정말 좋은 건지, 하고 싶은 게 맞는 건지, 맞다면 왜 하고 싶은 건지, 어떤 점이 좋은 건지 등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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