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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3일 바치거리

[DAY 16] 8월 12일 (월)

by 채숙경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의 마지막 날이자 동유럽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12시 30분에는 프란츠 리스트 부다페스트 공항으로 가야 한다.

마지막 날까지 알찬 계획을 세워 두었으나 모두 생략하였다. 여유있게 마지막 아침 식사를 하고 짐을 꾸렸다. 11시쯤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를 공항으로 데려다 줄 픽업차량이 오기 전까지 바치거리에서 쇼핑을 하였다.


바치거리는 부다페스트의 명동이라 불릴 만큼 쇼핑의 중심지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반에 지어진 건물에 백화점을 비롯하여 은행과 상점이 들어서 있는 독특한 쇼핑가이다. 헝가리 특산물과 전통 문양을 사용하는 기념품은 물론 세계적인 브랜드의 상품까지 쇼핑이 가능하다. 물론 다양한 레스토랑과 카페를 즐길 수도 있다.

그 거리를 걸으며 기념품 가게에 들어갔다. 나는 토카이 와인을 헝가리 기념품으로 구입하였기 때문에 다른 것은 더 사지 않았다. 파프리카 가루가 유명하다는데, 요리를 잘 하지 않는 내가 그걸 사와서 쓸까 의심스러워 구매하지 않았다. 기념품 가게는 관광객들 대상이라 대체로 가격이 비쌌다. 호텔에서 가까운 곳에 중앙시장이 있었는데, 시간 내서 한 번 가 볼걸 그랬다. 막상 떠나려하니 아쉽네.


바치 거리 끝에 헝가리 시인 미하이 뵈뢰슈머르치의 이름을 딴 뵈뢰슈머르치 광장이 있다. 광장의 중심에 그의 동상이 서있고 동상의 뒤쪽에는 울타리로 둘러싸인 공원과 네 마리의 사자가 입에서 물을 뿜고 있는 분수가 있다. 광장의 끝에는 1896년에 개통된 세계에서 3번째로 오래된 지하철 1호선이 있고 주위에 많은 관광지와 레스토랑이 있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좋은 위치다.

소진언니와 지현언니는 바치거리에서 쇼핑중이고 윤지와 나는 광장 가운에 있는 엄청 큰 플라타너스 나무 그늘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오늘이 마지막이구나. 헝가리에 다시 올 수 있을까?'

덥다는, 피곤하다는 핑계로 못 가본 곳이 많다. 호텔에서 쉬는 대신 근처 유명한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하는 방법도 있었는데, 그건 왜 지금 생각날까? 살짝 아쉬움이 남는다.


픽업차량이 올 시간이 되어 호텔로 돌아왔다. 갑자기 소진언니가 결제가 두번 된 것 같다며 기념품 가게에 갔다 온다며 호텔을 뛰어 나갔다. '어~ 곧 기사아저씨 올 텐데...'

잠시 후 기사아저씨가 왔고 소진언니는 아직 오지 않았다. 기사에게 잠시 기다려달라 부탁하였다. 애타는 우리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소진언니는 오지 않았다. 어느 가게인지도 모른채 언니를 찾으러 나섰다. 우리가 갔던 가게 몇 군데 중 한 곳에 언니는 점원과 대치중이었다. 점원은 통화중었고 언니는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카드 결제 취소가 왜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 왜 전화로 취소 요청을 하는지 모르겠지만 점원은 전화로 결제 취소 요청을 하였고 처리는 하루 이틀 정도 걸릴 거라 했다. 마음이 급한 우리는 그 말을 믿고 서둘러 호텔로 뛰어왔다.

운전기사에서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하고는 공항으로 출발하였다. 서둘러 뛰어오느라 너무 더웠다. 가는 내내 부채질을 하였다. 무뚝뚝한 기사아저씨는 별 말을 하지 않았고 차를 타고 가는 동안 우리들도 말이 없었다.


프란츠 리스트 공항은 엄청 작았다. 헝가리의 수도에 있는 국제공항이라고 하기에는 아담하였다. 바로 폴란드 항공 데스크에서 체크인을 하고 수하물을 부쳤다. 부다페스트에서 인천공항 직항이라 짐 잃어버릴 염려는 없겠다.

보안검색대를 통과하여 들어갔다. 공항내 식당가에서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며 탑승 전까지 여유를 부렸다. 이윽고 탑승구로 이동했는데, 갑자기 나온 출국 심사장과 거기 서있는 줄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탑승구로 갈 줄 알았는데, 이게 무슨 일이람. 다행히 줄은 빨리 줄어들었고 우리는 무사히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한국으로 돌아올 때는 갈 때보다 비행시간이 짧아서 그런지 언제나 빨리 도착하는 것 같다. 잠에 곯아 떨어져 영화를 볼 새도 없다. 그 사이 윤지는 기내식을 먹고 컵라면을 두 개나 더 먹었다고 한다. 위대한 윤지!


8월 13일 화요일 아침 10시쯤 인천공항에 도착하였다. 인천공항 1터미널에서 부산으로 오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으나 우리는 공항 1터미널에서 부산동부터미널로 오는 고속버스를 예약하였다. 여러 번 갈아타는 번거로움을 덜기 위해서였다. 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잠이 와서 견딜 수가 없었다. 아침으로 먹은 기내식이 소화가 되지 않아 속이 더부룩했다. 계속 잠을 자서 그런가보다.


드디어 부산 도착!

무사히 여행을 마칠 수 있어 감사하다.

오늘은 피곤하니 집에 가서 푹 쉬고 우리 다음에 뒷풀이 해요.


20240812_114223.jpg 뵈뢰슈머르치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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