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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소 Jun 21. 2021

오늘도 살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선선해진 바람을 지나치기엔 미안한 마음이 들어, 

무거운 몸을 이끌고 푸른빛에 몸을 싣는다.


언덕을 오르면 오를수록, 사람 사는 소리가 들려온다.

늦은 저녁을 차리는 소리

tv를 보며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는 소리

지친 마음을 달래려 작게 틀어놓은 낯선 음악 소리


한발 한발 숨을 고르며 걷다 보면 이렇게 맛있는 소리들이 들린다.

지친 마음을 잠시나마 어루만져준다.

하얗게 빛나는 골목 사이 별들을 보며 나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높은 언덕을 올라 정자가 있는 계단 맨 꼭대기까지 오르면 보이는 찬란한 광경.

굽이굽이 긴 골목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지평선부터 보랏빛과 분홍빛, 주황빛이 서서히 번지며 하늘 위를 수놓는다.


수십 가지의 색으로 오늘 하루 고생한 이들의 마음을 만져주다가 서서히 어두워진다.

내일 또 보자는 인사를 하는 것처럼 아주 서서히, 조금은 아쉬운 듯이 어두워진다.

나 또한, 울렁거리는 마음을 붙잡고 작은 감탄사로 오늘의 인사를 한다.


오늘도 나는 이렇게 살아가는 소리를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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