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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인드가드너 Oct 24. 2021

마음 정원 마인드셋 - 이성/감성 세포 주도권 배분하기

불행은 이성적으로, 행운은 감정적으로!

힘든 날 위로해주던 친구 집에서의 하늘 정원
불행은 이성적으로, 행운은 감정적으로

불행과 행운은 불가피하게 일어나며 바꿀 수 있는 것은 그것을 대하는 마인드셋뿐이다.

가까운 사람이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살면서 일어난 일 중에 가장 많은 변화를 준 사건이었다. 간암을 판정받고 세상을 등지는 데까지 6개월. 


6개월의 시간이었어도 비보는 갑작스러웠고, 무엇보다 비보를 제대로 슬퍼하기 위해서는 조정하고 해결해야 될 것이 많았다. 당시 대학생이었던 나는 교수님께 양해를 구하고 장례식을 치렀고, 이로 인해서 실기 시험을 따로 봤다. 이런 과정에서 그 교수님은 '사람의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라는 무례한 말을 던졌다. 장례식을 다녀온 이후 동기 중에서는 우울한 기운이 느껴진다면 나를 꺼린 사람도 있었다. 그런 사람들은 비슷한 일을 겪어 봤을까?


죽음이라는 것은 사실 언제나 존재하지만 당사자만큼 공감하기 어렵다. 삶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일들이 있지만, 불행과 행운은 바로 이렇게 내가 통제할 수 없는 부분들이다. 그런 불확실성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사람들은 사주풀이나 타로카드 등과 같은 것으로 미래를 점쳐보고 싶어 하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라도 그런 불행이 비껴가고 행운만 계속 찾아온다면 좋겠지만, 분명 안 좋은 일은 살면서 무조건 일어난다. 그게 내 일이든, 주변의 내 일이든. 주변 지인의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지금까지는 내가 빠르고, 자주 왔던 편이긴 했지만 우리는 앞으로 더 많은 죽음을 계속 마주할 거니까.


죽음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다는 진리를 다시 한번 새기는 사건이 있었다.

사실 주변의 부모님, 조부모님이 돌아가시는 경우에는 지병이 있으시거나 연세로 인해 몸이 갑자기 안 좋아지신 경우가 대부분이었기 때문에 어쩌면 장례식장에 자주 가면서 죽음을 어쩌면 연세가 조금 있는 분들께 상대적으로 더 자주 있을 법한 일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취업의 관문을 뚫고 입사했을 때, 연수원에서 10년 이상 알고 지낸 초중학교 동창을 우연히 만났다.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같은 동네에 살면서 간접적으로 그 친구의 성장과정을 기억하고 있었고, 수줍었던 어릴 적 성격과는 180도 다르게 미래에 대한 계획으로 희망찬 그 친구와 많은 대화를 나누면서 어쩌면 저렇게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있을까 신기하면서, 배울 점이 많은 친구라고 생각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유난히 반짝거린다고 느껴지던 친구가 오토바이 사고로 한 순간에 세상을 떠났고, 하루아침에 미래를 꿈꾸던 그 친구의 모든 대화들이 함께 증발해버린 느낌에 허망했다. 죽음에 대한 나의 오만한 생각을 뒤집으며 삶은 미래를 열심히 갈망한다고 더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는 사건이었다. 인간에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불행과 행복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되었던 계기였던 것 같다. 



불행/행운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이며 통제 불가능하다.

그래서 불행은 이성적으로 생각하고, 행운은 감정적으로 느껴야 한다. 


힘든 시간들이 있었지만, 힘든 시간들이 지나면 더 좋은 일들도 벌어질 수 있고, 반면 끝없이 추락하는 안 좋은 일이 터질 수도 있다. 우리는 모두 그 풍파 속에서 나의 뿌리를 정원을 지켜야 한다. 뿌리를 지키기 위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 것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행/행운은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것이며 통제 불가능하다. 불행이 나에게 터졌다고 해서, 그리고 슬프다고 해서 그것이 이상한 게 아니다. 누구에게나 일어난다. 내가 마주하고 있는 행복해 보이기만 하는 그 사람도 뒤에서 그런 일로 힘들 수 있다. 나만 불행한 것 같은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통제 불가능한 불행과 행운에서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생각뿐이다. 불행은 이성적으로 간단히 생각하고, 행운은 감정적으로 맘껏 느껴야 함을 배웠다. 불행이 터지면 삶에 대한 불안 등 무의식적인 부정적 감정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 사건이 일어났다는 충격과 슬픔도 있겠지만 주변 사람들에게도 비슷한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함도 생길 수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불행을 감정적으로 파고들면, 그 감정이 나의 생각과 신체를 압도할 수 있다. 따라서 불행이 낳은 불안의 감정이 삶 전체를 잡아먹지 않도록, 불행을 행복으로 어떻게 개선시킬 것인지 이성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행운은 행복한 기분을 감정적으로 마. 음. 껏, 그리고 한. 없. 이! 느껴야 한다. 불행과 행운이 언제나 터질 수 있다는 것을 이성적으로 인지하게 되면 충격에 대한 쿠션은 생기지만, 반대로 행복에 대한 감정이 무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에 무채색으로 보이는 것처럼, 불행과 행운을 똑같이 감정 없이 바라보게 된다고 해야 할까. 따라서 이성적인 판단이 감히! 내 행복까지 이성적으로 판단하지 않도록, 스스로 행복에 대한 감정선을 세심하게 관리해줄 필요가 있다. 


무채색의 세상에서는 색깔을 찾아내기가 힘들지만, 내가 행복을 느끼는 색들은 강조해서 색칠해보고 싶다. 누군가의 세상이 무채색이 되어 버렸다면 그것은 불행이 모두 불안이 되는 것이 너무 두려워서가 아닐까 싶다. 눈을 뜨면 무채색이 너무 많을까 봐 눈을 꾹 감아버리는 것처럼, 컬러사진을 일부러 흑백사진으로 변환시키는 것처럼. 가장 좋은 것은 무채색을 포함한 다채로운 세상을 모두 볼 수 있는 눈을 가지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무채색이 유난히 잘 보이는 사람이라면 무채색은 이성적으로 보려는 의식적인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나는 그래서 눈에 띄게 나를 압도하는 감정이 생각나면, 일단 최대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정리하려고 노력했고 감정의 이름을 붙였다. 머릿속에서 활동하는 여러 감정/이성 세포의 이야기를 다룬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나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처럼', 내가 느끼는 감정이 '불안함'인지, '분노'인지, '실망'인지, 아니면 복합적인 감정인지 정의 내리고자 한다. 마치 나만의 정원 도감을 만드는 일과도 같을 수 있겠다.


그리고 그 감정을 해소하는 게 가능할지 판단해본다. 환경적인 요소로부터 비롯된다면 내가 바꿀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야 하고, 개선 방안이 없다면 과감히 내려놓고 행복한 부분을 더 크게 보이게 만들고자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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