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憂愁

by 시인 화가 김낙필 Mar 18. 2025
아래로



오늘도 누군가를 생각하며 사는

밥벌이로 고속도로를 달리며

누군가의 이삿짐처럼 곤혹스러운 삶을 노래한다


너는 블라우스 단추를 채우며 생각한다

오늘도 만만치 않은 길을 가야 한다고

서로를 통과하지 못해서

늘 평행선인 변두리처럼 우리는 생소했다


오늘 아침 찍어 바르던 눈밑 주름 크림이 바닥이 난 걸 확인하고

세월의 주름들이 우는 소리를 들었다

어제의 내가 아닌 변방의 이방인으로 살아내는 나를

세상을 다 알 것 같아도 기껏 손톱만큼 안다


길을 잘못 든 걸 알았을 땐 이미 국도였다

비 내리는 밤을 지나가야 너에게로 닿는 허망함

여울목 지나 한없이 흘러가야 닿는 모래언덕

거기 쉼 없이 들락거리는 잔물결 사이로

무참히 서 있다


아, 너를 알고

너를 보낸 그즈음이 

내겐 화양연화였다는 것을<rewrite2022>

매거진의 이전글 쑥국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