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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May 19. 2022

10.입 짧은 포도

닮고 싶은 입 짧음

유명한 유투버 중에  "입 짧은 해님"이라는 유투버가 있다.    

이름과는 다르게 그의 특기는 먹방이다.                                                                                          

보통 사람들이 먹는 일반적인 양을 넘어 어마어마한 양을 참 맛있게도 먹는다.

탐스럽게 먹는 그녀의 모습은 없던 식욕도 마구 자극하여

저녁 메뉴조차 자연스럽게 그녀가 먹던 먹방 메뉴로 선택하게 되는 마법에 걸리게 된다


우리 집에도 입이 짧은 녀석이 하나 있다.

우리 집 고양이 포도는 정말 입이 짧다.

유투버 입 짧은 햇님은 오히려 잘 먹어 보기 좋은데, 우리 고양이는 잘 먹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통통한 고양이를 좋아하는데, 우리 고양이 포도는 먹는 것에 크게 관심이 없다.

남들은 사료 값이 많이 들어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 집은 고양이의 입 짧음으로 인해 사료가 줄어들지 않는다.

가끔 병원에 가서 고양이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지 의사 선생님께 묻곤 하는데,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하신다.

사냥 놀이도 잘하고, 털도 반짝반짝 깨끗하고, 가끔 주인도 잘 깨물어? 주는 영락없는 10대 고양이(사람으로 치면)이다.


츄르도 줘 보고, 고양이가 좋아하는 멸치나 황태 간식도 줘 보고, 시중에 파는 간식들, 습식 사료도 종류 별로 줘 보지만, 많이 배고픈 게 아니면 거들떠도 보지 않고, 먹는다 해도, 그 양이 많지 않다.

사료 역시 약간의 배만 채우면 잘 먹지 않는다.



집사인 나는 40세 이후 호르몬의 변화 때문인지 다이어트가 잘 되지 않는다.

예전엔 몇 킬로 정도 쪄도, 며칠 음식 조심하고 운동하면 자연스럽게 빠졌다.

그런데, 요 몇 년간은 노력을 몇 배로 해도 잘 빠지지 않는다.

코로나 이후 나의 몸무게 앞자리 숫자가 달라졌다(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아마도 그 원인이 비대면 수업으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에게 배달음식으로

보상을 해 주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새벽 운동도 해 보고, 간헐적 단식도 해 보고, 자연 식물식, 저탄 고지, 원푸드 다이어트 등...

2년이 넘는 코로나 기간 동안 나의 끊임없는 노력과는 전혀 무관하게 나의 몸무게는 오히려 조금씩 더

늘어만 간다.

작아져서 못 입게 되는 옷들도 점점 늘어간다.

옷 사이즈는 남편이 입는 옷 사이즈와 비슷해져 간다.


자연스레 고양이 포도가 부러워진다.

먹을 것에 대한 욕심이 없는 건지, 초월을 한 건지,  

입이 짧아 많이 먹지 못하는 포도가, 늘씬한 몸매를 가진 포도가 부러워진다.

그래도 엄마 입장에선 포도가 잘 먹고 포동포동 살이 올랐으면 좋겠다.

모찌같은 고양이 볼살을 한번 잡아당겨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이어트  #고양이 #길냥이 # 집사

#살과의 전쟁


날씬하고 긴 다리를 뽐내며~~
나 날씬해?
다이어트 그게 뭐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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