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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자람 Apr 05. 2022

4.공부 그만하고 나랑 놀아줘

자기랑 만 놀아달라는 포도냥

우리 집 고양이 포도는 자신이 외동이 라도 된 듯, 언제부턴가 자기만 바라봐 달라고 한다.

공부할 때도, 밥을 먹을 때도,

사람처럼, 아니 외동이 처럼 행동한다.


그동안 못 받았던 사랑을 한 번에 받으려는 것일까?


건강한 형제들만 데리고 어디론가 가버린 비정한 고양이 엄마를 대신해 집사를 독차지 하고 싶은 걸까?


얼마 전부터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공부하는 게 있었다.

고양이 포도와 함께 공부하며  닥칠 난관은 전혀 생각지 못 했기에 맘만 먹으면 무슨 공부든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인강을 켜기만 하면, 떡 하니 화면 앞에 자리 잡은 포도는

마치 "공부 그만하고, 나만 바라 봐" 하는 것 같다.


처음엔 너무 귀여워 비켜줄 때까지 기다렸다.

그런데, 요 녀석 너무한다.

기다려도 기다려도 비켜 주지 않는다.

"어디, 공부해볼 테면 해봐" 하는 것 같다.

" 흥, 네가 그런다고 내가 못 할 줄 알아?"

비장의 무기, 태블릿을 꺼내 든다.


"넌 몰랐겠지만, 난 또 다른 무기가 있다고"


집사가 퇴근하면 놀아 줄 줄 알고 하루종일 기다린 포도,

사랑을 한껏 받고 싶은 포도의 눈망울이 갑자기 슬퍼 보인다.


"에이, 내가 졌다. 포도야,

오늘은 엄마가 공부 땡땡이치고, 너랑 놀아줄게."



그 이후로도 포도는 자주 자주 이런 방법으로

집사의 사랑을 독차지하게 되었다고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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