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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강약약강. 인 자들에게.

by 결명자차

굳이 따지자면,

나는 약. 에 속하는

인간이다.

거절은 못하고.

맘이 여리다는 소리를 듣고

배려 많다. 착하다는 칭찬도 듣는 부류.


다른 말로

늘 치이고 만만한 부류.

들이받는 걸. 못하는 부류.


부당해도 참는 게 당연할 것 같은,

잘 못 당한 일이 있어도,

말 못 할 것 같은 ,


높은 공감력과 세심한 눈치 빠름이

약점이 되어 이용만 당하는 부류.


이런 사람들에게. 최악인 인연이 있다면,

강약약강. 인 자들이다.


적어도 나에겐 그랬고.

참 약강. 인 자들이 많이도 붙었다.


내 만만함이. 그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은 것이다.

특히. 아이를 건드는 말들.

그것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아이가 다른 비장애애들에게 무섭고 이상하게 보일 수 있다는 말.


아이의 문제를 하소연하는 나에게

엄마가 문제라고 낙인찍는 말.


말. 말. 말.


그 말들이 사실일 수도 있다.

그 말들이 옳은 말들 일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이고 옳은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 말을 꺼낸 이들의 저의가 무엇인가 하는 것이다.


누군가는 나를 가리키며. 자기의 옳음을 드러내고 싶은, 자만심이 깔려 있었을 것이고.

누군가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 해도.

그렇다 해도.


그들은 다수 앞에서. 나에게 그런 류의 말을 꼭 해야만 했을까 싶고.

나는 다수 앞에서. 바보같이. 아무 말도 못 해야 했을까 싶은 것이다.

반박할 말이 수천 가지 생각나는 와중에서도 말이다.


다.

내가 약. 이기 때문이고

그것을. 간파한 그들은

강. 이기 때문이다.


나 같은 사람들은

쉽게 기가 빨리고

무례한 사람에게도

NO.라고 말하지 못한다.


그리고 강약약강은.

귀신같이 그 점을 이용해서

약. 을 가지고 놀고.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한다.


더 화가 나는 건.

그들의 공통점은

사람 가려가며.

같은 상황에 다르게 대처한다는 것

그래서 강약약강.이라는 거겠지만.


그들 중 누군가의 말처럼

나는 늘 호구짓을 하기에

만만하다 보이는 게 당연한 건지.


사십이 넘도록.

난 그 부류는 여전히 불편하고 싫다.


그런데. 알고 있는가?

거절 못하고. 대차게 받아치지 못하는 이유를?


내 말로 인해. 상대방이 상처받을까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더불어 나도 불편해지는 상황이 싫은, 어쩌면 귀찮은 상황에 또 에너지를 쏟아야 함이 예상돼서. 나 혼자 참고 만다. 가 되는 것이다.


아~

이 에너지 소비의 소용돌이여~!


왜 상대의 기분까지 지나치게 헤아리는 오지랖의

오만한 성정을 타고났단 말인가~!


나를 만만하게 대하는 예의 없는 사람들은.

나만큼 상처받지 않는다.

그러니. 마음 약한 이들이여~!

궐기하자!


강약약강. 인 자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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