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Poesy Jan 05. 2024

이별




소중했던 시, 분, 초, 하루였지만
이제 아무것도 아니었던 사건들로
첫사랑의 순진했던 마음도 희미한 이뤄지지 않은
약속으로 남겨져야 한다


거리를 지날 때, 행복한 추억으로부터

온 세상이 합심해 입술을 굳게 다문 듯한

뜻 모를 적막이 엄습해와도


함께 소소한 주말 일상을 공유하던
꼭 손을 마주 쥐고 열던 에클레어 가게의 문은
이제 닫힌 채 잠겨있고

-그곳에 함께 앉아 그려보던
  정원 있는 드림하우스를 너는 기억할까

이제 나는 다만 혼자이고 싶을 뿐이다
조용한 방에서 생각에 잠겨 침대에 앉아
객관적으로 지난 삶을 보고 싶다

앞으로 걸어가야 할
길고 먼 길을 응시하려면
응당 그러해야 하듯이

가장 소중했던
삶이라는 일기장의 페이지를

그저 희미한 추억거리라며 넘겨야 한다

가장 소중한 사람이
존재한 적 없었던 사람이라고 자기기만 하며

















작가의 이전글 폭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