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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달하 Feb 09. 2023

#2. 한 달 살기, 어디로 갈까?


한 달 살기를 마음먹은 후

어디로 갈지 한동안 고민을 계속했다.

마음에 정해둔 곳은 있었지만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한 건

예산과 인프라, 액티비티를 저울질해가며

아이와 내게 최적의 곳을 찾고 싶어서이기도 했고,

무엇보다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변수 때문에

혹시라도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비상시 대응이 원활한 곳을 찾고 싶은 이유도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국내 위주의 한 달 살기 지역을 알아보았으나

애초 한 달 살기의 목적, 

어떤 시간에도 매이지 않고

아이에게 집중하며 자유롭게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는

서울에서와 같은 시간대면 어려울 거란 판단이 섰다.

그래서 해외로 알아보기 시작했고,

그동안 출장 다니며 눈여겨보았던 나라들을

구글 지도로 다시 보기 하며 찾기 시작했다.


오랜만에 옛 여행 사진들, 많이도 다녔네.




         

출장 다녔던 곳을 포함하여

아이와 함께 어느 나라로 갈지 정해보기로 했다.

그리고 몇 가지 기준을 세워서

우리에게 맞는 곳을 정하자고 했다.




아이와 함께 한 달 살기 나라 정하기



1. 비행시간이 너무 길지 않은 곳


아빠는 함께 할 수 없는 한 달 살기, 

고로 엄마 혼자 아이를 데리고 다른 나라로 가야 하는 일정이므로 

비행시간이 길거나 경유를 해서 가야 하는 도시는 제외하기로 했다.

아이와 함께 가는 여행이다 보니 챙겨야 할 짐도 많을 것이기에 

여행 시작부터 힘이 드는 경우는 피하기로 했다. 

아이랑 세계지도를 펴놓고 갈만한 나라를 찍어본다.


엄마들이 한 달 살기로 많이들 간다는 괌, 하와이, 사이판, 뉴질랜드, 호주, 태국, 베트남, 말레이시아..


대부분 비행시간이 8시간 전후로 아주 멀지도 아주 가깝지도 않은 나라들이다. 

특히 말레이시아는 출장을 자주 다녔던 곳이라 쿠알라룸푸르는 눈 감고도 다닐 수 있는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런가 익숙한 말레이시아로 마음이 기울어진다.



2. 거주 인프라가 안정적인 곳


짧게 다녀오는 여행이 아니고 한 달 동안 머무를 곳이다 보니 

아이와 내가 지내기에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길 원했다. 

교통이 편리하고, 응급 상황 시 갈만한 병원이 근처에 있어야 하며,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도서관, 전시관, 박물관, 공원이 가까이 있는 곳을 위주로 찾았다. 

그러다 보니 숙소의 위치도 중요해졌고 나라를 정한 다음 

우리가 거주할 집을 찾는 조건에도 이 기준은 그대로 적용이 되었다. 

지금 살고 있는 환경과 똑같은 잣대를 가지고 정할 수는 없었기에 

가장 까다로운 기준이었고 지금도 계속해서 검색을 하며 비교를 해보고 있다. 

이 부분이 한 달 살기의 성공을 결정짓는 요소가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3. 너무 지루하지 않은 곳


복잡한 서울 떠나 한 달 살기를 간다면 

자연으로 충만한 곳에서 편히 휴식을 취하겠노라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아이와 나의 성향으로 봐선 자연 속에만 묻혀 있기에는 금방 지루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히 자연과 도시가 섞인 곳이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나 한 달 살기 동안 학습은 하지 않고 어학원도 다니지 않을 것이기에 

그 시간을 채울 수 있는 볼거리, 즐길 거리, 놀 거리가 채워지는 곳이길 원했다. 

그렇게 구글 지도를 살펴보다가 눈에 딱 들어온 나라가 있었다. 

바다도 볼 수 있고 놀 거리도 즐길 거리도 충분히 있으며 

앞서 얘기한 도시 인프라도 잘 갖춰진 곳. 거의 찾은 것 같다.



4. 엄마와 아이가 다니기에 안전한 곳


낯선 곳에서 아이와 엄마가 서로 의지하며 둘이서만 다녀야 하기에 치안도 중요했다.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산책을 해도 위험하지 않은 곳을 원했기에 

각 나라의 치안상태에 대해서도 찾아보기 시작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 서양에서는 동양인에 대한 차별과 무시에 따른 사건 사고가 간간이 발생해서 

더욱 중요한 기준이 되기도 했다.



5. 정해 놓은 예산을 넘기지 않을 곳



현재 인플레이션으로 전 세계가 뜨겁게 달궈지는 상황에서 한 달 살기를 준비하는 건 사치일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이 아니면 가기 힘들고 아이와 내겐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결정을 했다. 

비록 작은 액수는 아니지만 그 비용을 들여 귀한 시간과 소중한 경험을 사는 것이기에 

삶에 있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공료와 숙박비는 매일매일 갱신이 되며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정해 놓은 예산 내에서 적당한 곳을 정해야 했다. 

오늘이 제일 싸다는 건 서울 집값뿐만 아니라 여행에도 해당되는 얘기였다. 

여행을 위해 그동안 적금을 넣었고 

코로나 덕분에(?) 해외여행이 멈춘 3년 동안 모은 돈은 꽤 되었기에 나마 다행이었다. 

예산 안에서 한 달 살기를 준비하기로 계획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나라와 도시는 추릴 수 있었다.




그래서 어디로 가는 거야?



비행시간이 길지 않고


거주 인프라가 잘 갖춰져있으며


도시와 자연이 어우러져있으며


엄마와 아이가 다니기에 안전하고


예산 내에서 갈 수 있는 곳.




우리는,


싱가포르에서 한 달 살기로 결정했다.



업무 출장으로 자주 갔었던 싱가포르. 사진은 호텔 방에서 찍은 것뿐..




싱가포르는 회사 출장으로 자주 갔었던 곳이지만

늘 호텔 방에서 미팅 준비하고 보고서 쓰면서

시간을 다 보내고

호텔 창문 너머로 보이는 야경으로만

만족했던 곳이기도 하다.


제대로 이곳을 즐기지 못했던 아쉬움에

2020년 5월에 가족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하지만 코로나가 발병하며 항공권과 호텔이

강제 취소당하면서 가족여행은 무산이 되었다.


그래서일까.


싱가포르로 한 달 살기 간다고 하니

아이도 엄청 좋아한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여행의 묘미는 기다리는 시간에도 있으니까.

지금부터 아이와 함께 그 시간을 즐겨봐야겠다.



"싱가포르 한 달 살기로 워밍업 해보는 거야.
이렇게 시작해서
일 년에 한 달씩
다른 곳에서 살아보기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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