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by 달하

"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이번 한 주 내내 제 머리 속을 동동동 떠다니는 문장이었습니다.


15년 전, LG전자 재직 시절.

창원 공장에서 진행된 ‘혁신학교’ 교육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회사는 스마트폰을 캐치하지 못한 쓰라림으로 위기감이 돌고 있었고,

직원들의 마인드셋을 바꾸기 위해 사무직 직원들을 공장 라인에 투입하는 프로그램인 '혁신학교'를 운영했습니다.


KakaoTalk_20250824_211027462.jpg 매일 아침 공장 정문에 서서, 출근하는 생산직 동료들을 향해 90도로 인사하던. 지금 생각하니 이 또한 추억이네요.

아침 6시 반, 빨간 조끼를 입고 공장 정문에 서서, 출근하는 생산직 동료들께 90도로 인사를 드리는 것으로 시작한 혁신학교는,

생산 라인에 투입되어 직접 제품 조립을 하는 것이 메인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저는 해외로 수출되는 라인에 배정받아 생소한 공구를 들고 에어컨 실외기를 조립했던 기억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하루 종일 낯선 동작에 실수는 반복되었고, 그 결과 제가 속한 라인의 생산현황을 보여주던 신호등에는 연신 빨간불이 깜빡였습니다.


저녁에는 30년 근속하신 반장님의 “마인드교육”이 이어졌습니다. 그리고 혁신을 위해 마음가짐을 바꾸자는 이야기 속에서 반복적으로 외쳤던 구호가 하나 있었습니다.


“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그때는 도저히 이해되지 않았습니다. 5%도 안 되는데 어떻게 30%가 가능하다는 걸까? 단순한 주입식 교육 구호처럼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문장의 의미가 선명해졌습니다.


보수적 목표의 한계

리더로서 매년 사업 목표를 설정할 때, 우리는 늘 같은 질문을 마주합니다.

“안전한 수준의 현실적인 목표를 세울 것인가?”

“아니면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고 조직을 더 끌어올릴 것인가?”

보수적인 목표는 안정적입니다. 달성률이 높아 성취감을 주고, 실행도 무난하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동시에 성장의 한계를 스스로 규정합니다. 작은 목표 안에서는 작은 실행만 나오고, 결국 조직은 제자리에 머물게 됩니다.


도전적 목표가 열어주는 가능성

반대로 도전적인 목표는 처음부터 “불가능해 보이는” 부담을 줍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새로운 시도와 실행이 시작됩니다.

더 넓은 관점에서 전략을 고민하게 하고, 다양한 실행 시나리오를 검토하게 만들며, 조직 구성원들에게 “더 나아가야 할 이유”를 제공합니다.

즉, 목표를 높게 잡는 순간 실행의 깊이와 범위가 달라집니다.

물론 리더의 역할은 단순히 “숫자를 높게 부르는 것”이 아닙니다.

도전적 목표를 조직이 현실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고, 제도적·문화적 기반을 설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인센티브, 인정, 실행 지원, 피드백 체계 모두가 함께 설계되어야 비로소 목표가 조직의 성장으로 이어집니다.


15년 만에 이해한 구호

그렇게 이해되지 않았던 구호가 이제는 명확히 다가옵니다.

(사실 명확하다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정도...�)

“5%는 불가능하지만, 30%는 가능하다.”

조직은 때때로 5%의 ‘효율 개선’에는 실패합니다. 하지만 30%라는 ‘도전적 목표’를 내걸면, 전혀 다른 차원의 혁신을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목표가 불러오는 사고의 프레임과 실행의 스케일 때문입니다.

리더는 바로 그 변화를 촉발하는 사람이라 생각합니다.

15년 전 라인에서 땀 흘리며 배운 것은 단순한 생산 경험이 아니라, 목표가 조직을 어떻게 움직이는가에 대한 통찰을 배우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뒤늦게 생각해봅니다.

리더로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실현 가능한 수치”가 아니라, 조직이 도전과 성장을 통해 스스로의 한계를 넘어설 수 있는 목표입니다.


이번 주에 고민하며 만든 목표를 구성원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면 좋을지,

지금 제가 깨달은 바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 지 고민이 되는 주말 오전.

15년 전 제가 처음 들었던 생각처럼, 구성원들도 의아하게 받아 들일 수 있겠죠. �

그래도 5%의 개선은 실패할 수 있겠지만 30%의 도전은 해보자고 으쌰으쌰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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