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불붙은 노을이 수면 위로 번지면
해가 지길 기다린 늙은 부부가 둑길을 따라 걸어간다
바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강물에 맞춰
모레와 자갈을 가라앉히는 강물 소리에 맞춰
물이 물답게 흐르게
강이 강답게 물을 품을 수 있게
가라앉힐 것들을 다 가라앉히고 간다
강의 하류는 유속이 느려 물과 함께 떠밀려 내려온 토사가
가라앉는다. 그러면서 물이 맑아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욕심을 바닥에 가라앉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야 삶이 맑아지고, 편안해지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