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철호 Jun 23. 2016

협재포구에서

사랑을 알 나이가 되어서

협재포구에서

     

     

그리운 마음에 바다를 건넜지만

 다시 또 바다


포구 횟집에서 갓돔을 시키고

한라산 한 잔에 취하면

비양도 그 멀지 않은 거리가 

서러운 눈물을 만든다


만나고 싶어 무작정 달려왔지만

바다와 하늘의 색이 다른 곳     

슬픔의 잔상들이 바다에 박히면

나는 포구가 되고 너는 비양도가 된다

     

사랑을 알 나이가 돼서  

맘껏 울어보지도 못하고

갓돔 한 점에 슬픔을 지우다

포구를 떠나지 않는 비양도처럼

바다를 껴안고 하루를 잔다



  

사랑을 위해 모진 파도를 치고 바다를 건너 본 적이 있는가?

힘들게 바다를 건너게 한 제주는 그 안에 또 다른 바다를 가지고 있었다.

"사랑하지만 너와 나는 달라......" 내가 찾아간 협재는 그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가슴이 아팠다. 손 닿을 가까운 거리에서 서로를 배려하기 위해 거리를 두는 포구와 비양도가......



이전 18화 저물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