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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Apr 05. 2019

엽서 한 장 보내고 싶은 밤

엽서 한 장 보내고 싶은 밤   


       

파도가 잠잠해지고

먼 바다 배들이 불 밝히며 돌아오는 밤이면

나는 멍하니 서서

돌아갈 수 없는 행복에 대해 생각해 본다     

그러다

별빛에 출렁이는 바다를 향해

보고 싶은 사람 이름을 불러본다

두세 걸음 앞에서 사라지는 이름을

그렁그렁한 눈으로 다시 또 불러 본다    


이름만으로도 위로가 되는 밤

슬픔이 한 움큼 떨어져 나가

마음이 가벼워진다




살아가면서 다시 볼 수 없는 것들에 대한 이별은 너무 슬프다.

그 이별을 정리하는 영화 '러브레터'를 보면서

"오겡끼데스까? 와따시와 겡끼데스."

단순히 안부를 묻고 전하는 이 말들이 그 어떤 미사여구보다 더 큰 울림을 주었다.

누구에게나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 있을 것이다.

평생을 그리움만으로 살아가는 슬픔보다 안부라도 묻고 털어내 보자.

빈 바다에 소리라도 질러보고 싸구려 엽서에 안부라도 물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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