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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철호 Sep 15. 2018

노을을 담은 강가에서

노을을 담은 강가에서



하늘에서 불붙은 노을이 수면 위로 번지면 

해가 지길 기다린 늙은 부부가 둑길을 따라 걸어간다 

바다를 향해 천천히 걸어가는 강물에 맞춰

모레와 자갈을 가라앉히는 강물 소리에 맞춰

물이 물답게 흐르게 

강이 강답게 물을 품을 수 있게 

가라앉힐 것들을 다 가라앉히고 간다




강의 하류는 유속이 느려 물과 함께 떠밀려 내려온 토사가

가라앉는다. 그러면서 물이 맑아진다.


나이를 먹는다는 것

그것은 욕심을 바닥에 가라앉히는 일인 것 같다.

그래야 삶이 맑아지고, 편안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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