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엄마 손길
딸아이 픽업을 갔다가 신호를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엄마 생각이 났다. 아, 명절이구나. 그래 나는 명절에 유독 엄마가 더 그리웠지. 잊고 있다가도 이맘때가 되면 그랬지. 몸이 명절을 읽는다.
엄마는 17년, 시어머니는 돌아가신 지 10년이 되었다. 명절엔 아이들 위주로 시간을 보낸다. 손님 대접도 없고, 많은 양의 설거지를 하거나 전을 부칠일도 없다. 마음이 허해지고 엄마 손길이 그리워진다.
집에 있는데 초인종소리가 자주 들린다. 보따리에 김치, 멸치, 식혜 등등 성도님들의 손길이다. 성도님들 가정마다 아들, 딸들이 찾아와 함께 예배를 드렸다. 고향으로 엄마 품을 찾아 오는 것이다. 가만히 바라보며 부러워진다.
교회에 가서 가만히 앉아 있는데 깨닫게 된 마음이 있다. 나는 늘 내 마음속 커다란 구멍만 바라보았다. 그런데 내 주변엔 위로의 보따리가 있었다. 때마다 그렇게 채워주셨다. 여러가지 방법으로 엄마의 정을 느끼게 해주셨던 것이다.
올 명절에는 둘째 아이가 좋아하는 야구장에 가보기로 했다. 아이들에게 엄마 손길을 내준다. 보고싶고, 그리운 마음은 명절에 마음 껏 표현해도 된다고 허락받은 것 같다.
준비해 두신 위로의 보따리 하나하나 풀어보며 채워가야지. 떠오른 보름달에 엄마 얼굴 떠올려 보고, 내가 받고 싶던 손길 아이들에게 주면서 엄마를 느껴봐야지. 감사한 마음으로 명절을 보낸다.
하나님께서 지으신 모든 것이 선하매 감사함으로 받으면 버릴 것이 없나니.
디모데전서 4장 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