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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흔에 글쓰다 Feb 05. 2024

사춘기가 오면 어떡하지?

올테면 와 봐라

아이들의 어린 시절이 요즘 뚜렷하게 기억난다. 품에 안았던 느낌. 엄마! 불렀던 소리, 깔깔깔 웃음소리. 자꾸만 선명해진다.


'지금이 좋을 때다.''효도받는 시간이다.' 이런 말들이 귀에 들리지 않았더랬다.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시간,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이렇게 뼛속깊이 새겨지는지 몰랐다. 그저 이 시간이 빨리 가길 바랐다. 그리고는 모순되게 사춘기가 오면 어쩌지! 겁을 내고 있었다. 빨리 자라라면서 사춘기는 오지 말라니.


아이들이 어릴 때 나도 엄마가 너무 필요했다. '친정 엄마 오셨어요' 하는 이웃집들을 보며 부러워했다. 나 어릴 때도 이렇게 앙칼지게 울었는지 반찬은 주로 뭘 먹었는지 엄마에게 물어보고 싶은 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큰 아이의 첫 이가 나기 시작할 때 송곳니가 먼저 내려왔다. 나는 드라큘라 같이 너무 웃기다며 언니에게 말한 적이 있는데 나도 그랬다고 했다. 어? 그래? 신기해 이런 걸 닮네~ 아름아름 나 어릴 때는 그렇게 알게 되었다.


아이의 신생아 때 밤새 분수토를 하는 날이 있었는데 나는 잘못될까 봐 울며 응급실로 달려갔다. 내가 너무 걱정하니까 아줌마 한분이 오셔서 '괜찮을 거야' 말해 주고 가셨다. 그 말이 얼마나 안도가 되던지 펑펑 울었다. 나는 그렇게 '엄마 있었으면'하는 생각에 빠져 살았다. 엄마가 돌아가시고 몇 달 후 큰 아이를 임신하고 조산기가 와서 누워 지냈던 시간이 있었다. 이 아이마저 내 곁을 떠날까 봐 무서워서 의사 선생님 말을 모두 지켰다. 그렇게 노심초사 키우던 아이가 사춘기가 오면 너무 힘들 것 같았다. 난 엄마도 없는데 어쩌라고! 오지도 않은 시간을 두려워하며 현재는 누리지도 못하고 덜덜 떨고 있었다.


그렇게 두려워했던 그 시간을 마주하며 보내고 있다. 나를 찾아가기 시작했고, 아이들과 동등해지며 더 돈독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나쁜 것만 있는 건 아니네! 우리 함께 성장통을 지나고 있어. 얼마나 더 잘 크려고!!


뭐~ 해 볼만하네~

그래, 뭐가 되었든 올 테면 와 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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