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마흔에 글쓰다 Feb 11. 2024

국수가 맛있어서 잘못했네

"예산 시장에 잔치 국수가 그렇게 맛있데

가서 고기도 구워 먹자!"

도착한 순간 줄 서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고 아이들 표정이 굳어버렸다.

지나가는 사람이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굳이 이렇게 해서 먹어야 하나"

아이들이 딱 내 마음이라고 맞장구를 친다.


꽈배기 줄도 서야 하고 카스텔라 줄도 서야 하는데 눈치가 보인다. 아이들과 같이 오고 싶었는데 괜히 오자고 했나 봐. 또르르…


줄 서서 받아 온 잔치국수를 맛보고는

"좀 맛있네" 한다.

휴~다행이야.


"난 사람 많은데 오면 어지럽더라고."

아들이 그런다.

아, 그런 이유였구나. 미안해지네

엄마가 하자고 하는 건 다 싫다라고 또 오해할 뻔했네

그래, 고기는 집에 가서 구워 먹기로 하자.


시장에서 나오는 길에 십원빵 앞에서

"나 저거 사줘"

아이들이 오늘 처음 웃는다.

"그래, 먹어 2개 먹어"

오늘은 후하게 인심을 쓴다.


국수 먹는 게 이렇게 눈치 볼 일이야.

뭘 그렇게 신경을 썼을까

함께 국수 먹는 추억은 놓칠 수 없어.

모두 맛있게 먹었으면 되었다.

휴~~~

이전 03화 사춘기가 오면 어떡하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