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보고 있었다. 주인공들의 수다가 콘셉트이다. 부지런히 양 많은 대사를 소화한다. 나는 작가의 필적이 재밌어서 몇 번째 보았다. 배우들의 눈빛이 읽힌다. 한 번은 주인공이 울고 있었다. 아들은 뒤에서 한 소리한다.
"와~ 저러노~"
아… 몰입이 깨졌다. 눈물은 쏙 들어가 버렸다. 아들과 드라마를 본다는 건 아직은 무리이지 싶다. 아니 불가능할 수도.
요즘엔 드라마를 보려면 안경을 써야 한다. 흥얼거리며 안경을 찾으러 간다.
"나는 늙고 있다오~안경을 써야 드라마를 볼 수 있다네~"
"당연히 늙었지"
아… 위로라고는 눈을 씻고 찾아볼 수도 없네. 아들은 가끔 나를 조선시대에서 온 사람처럼 생각하며 말할 때가 있다.
'아들, 나 밀레니엄 세대라고!'
중2 아들은 축구를 보기 위해 계속해서 방해공작을 펼친다. 아들이 놀리고 드라마 몰입을 깨지게 해도 늙은?엄마는 꿋꿋이 멜로가 체질로 살겠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