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의 여행이 점점 소중해진다. 몇 번 남지 않았다는 생각에 어느 땐 조바심이 나기도 한다. 막상 그때가 되면 잘 보내줘야 하겠지. 이런 날을 대비하지 않으면 나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힘들게 할지도 모르겠다.
지난 2월 방학을 맞아 1박 2일의 짧은 여행을 했다. 큰 아이는 내내 잠을 자려하고, 작은 아이는 연신 맛있는 것을 찾았다. 나는 아이들과 조식을 먹고 싶었다.
"비싼 돈 주고 뭐 하러 먹어 애들도 잘 안 먹잖아"
남편이 말했지만 난 아이들과 추억을 남기고 싶었다.
그래도 이곳 숙소는 바다를 보며 기분을 낼 수 있는 데다 조식이 저렴한 편이다. 그러나 아이들과 분위기를 내고 싶은 건 내 욕심이었다.
"내일 조식 먹을 거야"
"아~~ 안 먹으면 안 돼? 일찍 일어나야 하잖아. 싫은데"
지난번에도 안 먹겠다고 해서 아들과 둘이 조식을 먹으러 갔었다. 아들은 다 먹고
"나 먼저 간다"
그리고 사람들 틈에서 난 혼자 있었다.
나도 모르게 소리쳤다.
"아! 왜 그래 진짜!"
침묵…
다음 날 군소리 없이 모두 일찍 일어나 따라 나온다.
아들은 역시나 먼저 먹고 숙소로 갔고 웬일인지 딸이 기다리고 있다.
"어? 먼저 올라가도 되는데?"
딸은 시크하게 앉아 우리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우리는 여유 있게 커피를 마시다가 점점
'빠을 리 묵어' 눈치를 주며 복화술을 한다.
'딸이 기다려준다.'
'기다려준다.'
'참 좋다.'
이 마저도 고마운 마음이다. 욕심을 부려서라도 아이들과 같이 하고 싶은 것이 있다. 지난번에 니 맘대로 했으니 이번엔 엄마 마음대로도 해보자! 지나친 자유는 관계에 해롭다. 자유와 배울 것에 대한 고민은 여전히 있다.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우리 가족만의 방식이 어느 땐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