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일부를 잃은 것만 같을 때
/너와 영원할 줄 알았기에 나의 이름은 로즈마리. 나는 로즈마리였네.
네가 사라진 후에야 알게 되었지.
내 이름은 화분.
내 안에 또 다른 네가 담기고,
나는 네가 곧 나인 것처럼 사랑하고, 아니 내 이름조차 잊을 정도로 사랑하고
너를 잃고 나면 나는 많이 울겠지만.
어쨌거나 내 이름은 화분. 그건 변하지 않아.
로즈마리도, 애플민트도, 첩스도 크라 술라 포르툴라세아도 아닌,
나는 화분.
평생 누군가를 담아야 할 운명인걸 알아. 그게 내 이름의 의미인 것도.
그러나 네가 떠난 빈자리를 채우는, 네가 떠나도 남은 나의 이름.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나의 이름.
나의 이름은 화분/
사랑하는 무언가를 잃게 된다는 건 슬픈 일이다. 우린 모든 걸 잃어버리고 온 세상이 뒤틀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럴 때 거울 속을 들여다보면, 내가 있다. 내 바깥의 것들만 바라보다 잊고 살았던 나 자신이. 거울 속 나는 조금 힘들어 보이지만 못 본 새 조금 자라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홀로 서 있지만 넘어지지 않았다. 나는 부서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