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스토리에는 주인공이 있다. 그가 이야기를 끌고 가지만 혼자서는 버겁다. 그와 대적할 만한 상대와 대치적 상황이 잘 버무려지면 흥미는 배가 된다.
마블 시리즈의 타노스가 어벤저스에게 쉽게 당했다면 마지막 전투씬이 극적이었을까? 가난에서 벗어나려는 송강호와 부를 누리는 이선균의 간극이 좁았다면? 해리포터가 처음부터 강하게 그려졌다면 마지막 볼드모트와의 대결은 의미 있었을까?
마블 시리즈 중 가장 흥미가 떨어졌던 캐릭터는 캡틴 마블이다. 우주도 별다른 장치 없이 막 날아다닌다. 거의 신(神)처럼 등장해서 몸에 불을 뿜으며 큰 비행기를 뚫어버린다. 여기서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너무나 강력한 그녀 때문에 긴장감으로 둘러싸였던 몸에서 힘이 빠지며 흥미가 뚝~ 떨어졌다. 캡틴 아메리카와 아이언맨 등 마블 등장 캐릭터가 최대치로 올려놓은 흐름을 캡틴 마블 씨가 발로 툭 차 버렸다.
뭐 어차피 이길 싸움이 되겠네
예측 가능한 이야기 또는 이미 결과가 예상되는 영화, 소설은 흥행할 수 없다.
흥행에 성공한 영화나 소설을 떠올리면 당신이 쓰고 있는 소설과 비교할 수 있다. 대체 나는 무엇이 부족한 거지?
해리포터는 성장하면서 능력을 깨닫지만 상대는 볼드모트라는 대단한 힘의 소유자다. 해리포터가 주인공이니까 죽지는 않겠지? 그런데 볼트모트가 너무 강하잖아? 대체 어떻게 이긴다는 거야?
주인공에 처한 상황과 상대의 강력함이 맞물리게 되면 긴장감은 높아지고서사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
일전에도 말했지만 내가 본 최고의 스토리는기생충이다. 장르는 드라마지만 내가 보기엔 공포영화였다. 짜파구리와 8분 후 도착이란 말에나는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았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