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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얀술 Nov 12. 2019

하얀술 도소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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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아침 차례(茶禮)를 지내고 온 가족이 둘러앉아 차례상에 올렸던 술과 음식을 나누어 먹는 것을 음복(飮福)이라 한다. 이때 음식을 세찬(歲饌)이라 하고 술은 세주(歲酒)라 한다.


세주는 도소주(屠蘇酒)라 부르기도 한다. 술 이름을 풀이하면 ‘사악한 기운을 잡는 술’ 또는 ‘사악한 기운을 몰아내는 술’이다. 도소주는 설날의 제의풍속(祭儀風俗)과 관련하여 생겨난 술이라고 할 수 있다. 도소주에 들어가는 약재는 대부분 기운을 돋워주거나 여러 질병을 다스리는 효과가 있다. 개개인의 건강을 바라며 이를 바탕으로 풍년을 기원하는 농경사회 특유의 정서가 담겨 있어서다.


새해에 마시는 도소주는 음주 방법과 의미에서 다른 술과 차이점이 있다. 첫째로, 도소주는 반드시 차게 해서 마신다. 여기에는 봄을 맞이한다는 뜻이 담겨 있는데, 계절의 시작인 봄을 원초적인 모습 그대로 맞이한다는 의미다. 둘째로, 온 가족이 모두 동쪽을 향해서 마신다. 새해 들어 처음으로 맞는 해를 신성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셋째로 도소주는 젊은 사람이 먼저 마시고 나이 많은 사람이 나중에 마신다. 젊은 사람은 나이를 먹어 성숙해짐을 축하하고, 나이 먹은 사람은 나이를 천천히 먹고자 하는 이유에서다. 우리 조상들의 재치가 담겨 있다고 할 수 있다.


도소주는 설날의 대표적인 술이지만, 술을 담그는 법이 명확하지 않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는 도소음(屠蘇飮)이라 하여 백출, 대화, 도라지, 천초, 계심, 호장근, 천오 같은 약재를 일정하게 썰어 베주머니에 넣어 섣달그믐에 우물에 넣었다가 1월 1일 이른 새벽에 이것을 꺼내어 청주 2병을 넣어 끓인 후에 마신다고 하였다. 그런데 반드시 이 재료만으로 도소주를 담근 것 같지는 않다. 도소주를 만들지 못하였을 때에는 다른 약주와 청주를 도소주라고 하여 마시기도 했으며, 향료와 계피 등을 넣어 약주처럼 마시기도 하였다. 이처럼 정월 초하루에 마시는 술을 그냥 도소주라고 불렀을 가능성이 크다.



준비

1. 10리터 용기(유리병이나 스테인레스 추천)

2. 하얀술 2팩

3. 물 8L

4. 도소주 약재

5. 휘핑기

6. 랩(또는 면보)

7. 베주머니


만들기

1. 용기와 도구를 세척한다. 원하는 미생물 이외의 미생물 개입을 차단하기 위해서이다.

2. 용기에 물 8L를 넣어준다.

3. 2에 하얀술 1팩을 휘핑기로 저어가며 서서히 넣어고루 섞어준다.

4. 12시간 후 하얀술 1팩을 휘핑기로 저어가며 서서히 넣어고루 섞어준다.

5. 용기를 랩으로 밀봉한 후 이쑤시개로 작은 구멍을 여러개 뚫어준다. 알콜발효 부산물인 탄산가스 배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이다.

6. 실온에서 48시간 발효 후  냉장 보관하며 층분리가 되면 맑은 술을 떠 도소주 청주를 준비한다.

7. 베주머니에 도소주 약재를 넣는다.

8. 7이 잠길만큼 물을 부어 설날 하루 전에 24시간 우린다.

9. 설날 약재 우린 물과 약재 주머니를 용기에 넣고 맑은 술을 부어 끓어오르면 약불에서 30분 끓인다. 술 기운이 날아간 도소주를 냉장고에서 차게 식혀 마신다.


참고

1. 도소주의 약재도 고서마다 다르고 방법도 다르다. 도소주의 의미를 생각하면서 적당한 약재를 넣어 맑은술로 약재를 끓여 마시는 약술이다. 동의보감 약술은 술에 담그거나, 술로 찌거나, 술로 씼는다. 이때 사용하는 술은 쌀누룩으로 빚은 술이었다. 하얀술로 맑은 술을 떠서 도소주 약재을 넣어 우리고, 끓인 도소주는  새해 첫 술로 아름답기그지없는 술이다.

      



하얀술하얀술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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