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피할 종류 및 피할기 사용해보기
피할은 크게 두 가지로 다시 나뉩니다.
1) 전체 피할 (스파까레 Spaccare)
2) 부분 피할 (스카니레 Scanire)
3) 손 피할
가죽 전체를 일정한 두께로 피할하는 전체 피할은 넓은 면적을 피할 하기 때문에 그에 맞는 장비를 써야 합니다.
크기도 크기지만 가격도 높기 때문에 개인이나 소규모 공방에서는 사용을 하기 어렵고 신설동에 밀집되어 있는 가죽 시장에 가셔서 피할을 주로 의뢰하십니다.
전체 피할이 필요한 이유는 최초 구입한 가죽의 두께가 원하는 가방에 맞지 않을 경우 하게 되는데요.
두께는 1.2~1.5T 정도를 일반적으로 하지만 가죽에 따라서 보강재 사용에 따라서 또 가방의 파트에 따라서 각각 다르게 피할 할 수 있습니다.
피렌체 가죽학교에서는 전체 피할기가 구비되어 있어서 필요시마다 그때그때 피할을 했고 그래서 정교한 작업이 가능했었는데 한국에서는 신설동에 매번 나가기가 어려워서 전체 피할의 경우는 좀 모아 두었다 하거나 거의 통일된 두께로 피할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 공방을 하시는 분들의 로망(?) 중 하나가 전체 피할기 구입일 정도로, 있으면 훨씬 편리하고 다양하게 작업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쌉니다.
전체 피할이 일정한 면적 전체를 피할 한다면 부분 피할 은 상대적으로 일정한 면적만을 피할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시접을 위해서는 시접이 되는 영역만큼은 적당히 얇아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 부분 피할기를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부분 피할기는 면적과 두께를 조절하실 수 있도록 되어있고요.
이 면적과 두께는 각 파트와 용도에 따라서 달라지겠습니다.
1) 시접: 폭 1.2센티 / 두께 0.5T
2) 가죽 이음: 폭 0.8센티 / 두께 0.8T
3) 파이핑 접합 부분: 폭 0.8센티 / 두께 0.7T
4) 파이핑 (심지 없는): 폭 0.7센티 / 두께 0.7T
....
위 예는 제가 가지고 있는 부분 피할에 대한 수치입니다.
이런 식으로 각 피할의 수치를 정리해 놓고 실제로 피할 할 때는 거기에 맞는 폭과 두께를 조절해서 최적을 찾으셔야 합니다.
피할에서는 1mm도 1T도 작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교할수록 보다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겠습니다.
여러분도 각자의 피할에 관한 수치 리스트를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피할기는 날을 연마하고 관리하는 것도 신경이 쓰이는데요.
재단 칼처럼 피할기의 날이 무뎌지면 피할이 정확하게 되지 않고 폭이며 두께며 들쭉날쭉 해 집니다.
마지막으로 손피할도 부분피할의 일부이겠지만 기계를 안 쓰고 손으로 하는 것이라서 별도로 나눠 보았습니다.
손 피할은 다음에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이제 세 가지 피할 중 실제로 피할기를 사용해서 부분 피할 하는 것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이 제가 쓰고 있는 부분 피할기입니다.
우리나라 가죽공방에서 대중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것입니다.
아무래도 장비이다 보니 세팅이며 관리며 자세히 알아보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시간이 들죠.
지금은 꼭 필요한 기능들을 위주로 하나씩 보고 필요할 때마다 보강토록 하겠습니다.
그럼 좀 더 자세히 보겠습니다.
피할기의 여러 파트 중 중요한 날도 보이고요. 피할의 폭을 조절하는 가이드도 보이고. 피할의 두께를 조절하는 발도 보입니다.
피할 하고자 하는 폭의 수치가 정해지면 사진처럼 그것에 맞게끔 가이드를 조절해서 가죽의 피할 할 폭을 고정시킵니다.
피할기의 원리가 날이 회전하면서 그 사이로 가죽을 밀어 넣고 위에서 눌러서 가죽의 아래면이 깎이도록 하는 것인데요. 그중 지금은 그 폭을 결정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두께는 사진처럼 위에서 아래로 눌러주는 발이 있어서 이것과 날의 간격이 피할 할 두께가 됩니다.
실제로 피할을 하시기 전에 동일한 가죽의 샘플로 피할을 해 보시고 두께를 조절해 주세요. 생각하시는 것보다는 좀 더 두껍게 하시고 점차 줄여 나가시면 좋겠습니다.
피할기에서 제일 중요한 날입니다.
이 날 앞부분 경사진 부분의 끝이 잘 연마가 되어 있어야 하며 날은 사용을 할수록 그 폭이 점차 줄어듭니다.
피렌체 가죽학교의 피할기는 날이 지금의 거의 절반 정도의 크기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추가적으로 사진에서 보시는 발과 날의 간격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얇은 가죽일수록 간격이 좁게 세팅을 해 주셔야 합니다.
시접을 위한 피할을 샘플로 해 보았습니다.
피할이 제대로 되었는지는 이렇게 한번 접어 보세요.
자연스럽게 접히면 잘 된 것이고 접기 무리가 있다면 좀 더 얇게 피할해 주세요.
혹시 가죽에 따라서 발의 자국이 남을 수 있습니다. 부드러운 가죽의 경우에 특히 그렇고 또, 잘못하면 가죽이 밀려서 피할이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 발에 테이프를 발라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사진처럼 가죽이 닫는 면을 테이프로 발라 주세요.
장착된 모습입니다.
이 테이프는 쓰다 보면 또 떨어지니 다시 새로 붙이시고 하면 됩니다.
이번에는 파이핑을 위한 피할을 해 보겠습니다.
본 가죽은 파이핑 심 가죽인데요.
다시 자세히 말씀드릴 기회가 있겠지만 여기서는 파이핑의 심지가 없는 파이핑에 대한 피할을 해 보겠습니다.
심지가 따로 없기 때문에 가죽의 양옆을 깎고 중심 부분을 도톰하게 만들어서 심지의 역할을 대신하게 됩니다.
양옆의 피할을 폭 0.7센티 / 두께 0.7T로 해 보겠습니다. 참고로 파이핑 가죽의 전체 폭은 2.2센티이며 전체 피할 은 1.3T로 하였습니다.
피할을 위한 폭 0.7센티를 가이드로 맞추세요.
발의 높이 조절은 사진처럼 스크루를 돌리시면 됩니다.
시계 방향은 발을 위로, 반시계 방향은 발을 아래로 내리게 됩니다.
옆에서 보시고 발 높이를 확인해 주세요.
한 면을 피할 해 보았습니다.
맞은편도 피할 하였습니다.
사진처럼 접합되어 중앙에는 약간의 홀이 자연스럽게 생기고 파이핑 심이 되겠습니다.
이번에는 이 파이핑과 접합될 부분에 대한 피할입니다.
시접과 달리 좀 더 폭이 좁고 두꺼워야겠습니다.
너무 넓거나 얇으면 뒤집었을 때 좋지 않으니 주의해 주세요.
여기서는 폭 0.8센티 / 두께 0.8T로 하였습니다.
직선과 달리 곡선 부분에서는 피할이 좀 더 어렵습니다.
피할기의 속도에 맞춰서 가죽을 잘 회전시키면서 하셔야겠습니다.
사진의 피할 역시 파이핑이 접합되는 부분입니다.
여기서 한 가지,
가죽이 바뀌면 세팅도 바뀌어야 할 수 있으므로 귀찮아하지 마시고 꼭 샘플로 미리 테스트로 확인하신 다음에 본 가죽에 피할을 해 주세요.
양쪽 모두 파이핑 접합을 위한 피할을 했습니다.
피할은 두께의 일정성 만큼이나 피할 하는 폭도 일정해야 합니다.
일정하지 않을 경우 나중에 그 부분이 도드라져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해 주세요.
시접을 위한 피할도 보여드립니다.
사진은 시접과 함께 지퍼가 붙을 부분인데요.
파이핑보다는 좀 더 넓고 얇습니다. 폭 1.2센티 / 0.5T로 하였습니다.
재단과 피할이 되면 이제 본격적으로 제작에 들어갈 수 있겠습니다.
피할이 잘 되면 이후의 작업도 원활히 잘 되리라 기대가 되고요.
가죽 공예에서 크게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 미싱과 이 피할인데요.
기계이다 보니 익숙해지시는데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로 합니다.
때로 실패를 하기도 하면서 한 단계 더 실력이 붙기도 하고요.
혹 기계의 속도와 소리에 무서워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넘어야 할 산이기에 포기하지 마시고 계속 노력하신다면 어느 순간 기계와 하나(?)가 되어 계실 겁니다.
부분 피할을 하셨으니 이제 시접을 해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장에서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