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피할의 중요성
미싱을 하다 보면 어떨 때는 땀 간격이 일정하지 않는다던지 땀이 가죽 밖으로 빠져나간다던지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에는 정말 울고 싶죠.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고 신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가죽은 한번 땀이 잘 못 뚫려버리면 그걸 복구하기가 불가능하거든요.
이 경우 크게 미싱의 문제점이 있을 수 도 있고 그 앞 공정에서 뭔가 잘 못 된 경우도 있습니다.
그중 피할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미싱은 기계이다 보니 가죽의 두께가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 바로바로 그 상황에 맞게 바늘 위치를 조절하거나 실의 텐션을 바꾸지는 못합니다.
즉,
일정하지 못한 두께의 가죽 부위라면 또는 일정하게 평평하지 못한 가죽 단면이라면 땀이 세팅했던 간격보다 더 작아지기도 하고 울퉁불퉁한 라인으로 땀이 만들어지거나 최악의 경우는 바늘이 가죽 밖으로 빠지고 가죽이 찢어지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미싱의 동작 원리가 가죽을 수직으로 바늘이 관통하고 그 사이로 위와 아래의 실을 꿰는 것임으로
그 외의 여러 가지 변수들은 최대한 일정하도록 맞춰 줘야 비로소 바른 스티칭이 나올 수 있겠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미싱도 핸드메이드다 라고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사람의 인지와 조절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공정 중 제일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 바로 피할인데요.
피할이 일정하지 않고 고르게 잘 안되면 가죽의 두께들이 들쭉 날쭉해지고 그런 상태에서 미싱을 하면 미싱의 바늘이 일정하게 수직으로 내려찍지 못하고 좌우로 흔들리게 됩니다. 그러면 가죽을 통했던 구멍이며 바늘땀이 어긋나게 됩니다.
미싱 전에 이런 위험요소가 있는지를 체크를 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요.
미싱 할 부분을 손으로 한번 쓱 훑어보세요.
그래서 두께가 다른 부분이 있지 않는지 혹은 보강재가 삐져나와 있지 않는지 확인해 보세요. 마치 손으로 미싱 할 곳을 따라가면서 스캔(?)을 해서 사전에 문제점을 파악해 보세요.
또 시접의 경우 가죽이 너무 두꺼워도 문제가 있을 수 있으니 시접 하기 충분히 좋은 두께로 피할되었는지 한번 접어보세요.
상당히 도움이 많이 되실 겁니다.
정리해보면
1) 피할이 일정한지 확인
2) 피할이 시접 하기에 충분히 얇은지 확인
3) 시접 등에서 폭과 두께의 차이가 없는지 확인
4) 보강재나 가죽이 겹치는 부위의 두께 차이가 있는지 확인
5) 기타 미싱 바늘이 지나가는 부위에 대해서 두께의 일정성이 유지되는 확인
결론적으로는 일정한 두께로 만들어야 하고 또 그 두께는 미싱이 될 만큼 적당한 두께여야 합니다.
실제로 가방을 만들다 보면 여러 가지 보강재를 쓰고 여러 가죽이 시접 되고 접합되면서 예상치 못하게 전체 두께가 두꺼워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피할을 하는 수치가 있긴 하지만 절대적일 수는 없습니다.
즉, 최종 접합된 두께를 고려해서 피할을 해 주셔야 합니다.
일례로 시접을 0.8센티로 잡을 경우 피할은 1~1.2센티 폭에 0.5T(두께의 단위, mm와 동일)로 피할을 하지만 만약 가죽이 좀 단단한 경우라면 두께를 0.4T로 해야 하고 바늘땀이 좀 더 안으로 들어간 경우에는 피할 폭을 1.6까지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시접을 0.8센티보다 더 크거나 작게 해야 한다면 또 이런 수치들이 바뀌어야 되고요.
피할에 대한 계산과 여러 가지 피할 타입에 대해서는 앞으로의 장에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피할이 깔끔하게 되는 날은 작업하는데 신나고 피할이 잘 안될 때는 앞으로 진행할 작업에 대해서 걱정이 되더라고요.
피할의 중요성에 대한 경험상 학습이겠죠.
여러분도 가죽공예를 더 많이 알게 되실수록 피할의 품질에 더욱 신경을 쓰시고 욕심을 가지시리라 봅니다.
그럼 다음장에서 실제 피할을 해보고 피할기에 대해서도 소개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