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칼날 갈기
칼은 그 날을 항상 최상의 상태로 관리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쓰고 있는 티나, 이 칼은 처음 칼을 샀을 때는 바로 사용이 불가하고요.
전문적으로 칼을 가는 곳에서 날을 한 번은 세우셔야 합니다.
그리고 사용하면서 또 무뎌지는 것에 대해서 수시로 칼을 갈고 세워주셔야 합니다.
가죽을 자를 때 힘을 많이 주지 않더라도 잘 베이는 것이 최상의 상태이기에 힘이 들거나 가죽이 밀리며 절단되거나 그어낼 때 사각사각 소리가 난 다면 날이 무뎌져 있는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저는 피렌체에서 7개 정도 구입을 했었는데요. 마오쌤께 날을 가는 전문 샾을 소개받아서 모두 다 갈았었습니다. 칼 가격은 개당 25유로 정도였고, 초기 한번 가는 데는 개당 2.3유로 정도 들었습니다.
아마 한국에서는 이보다 비싸지 않을까 합니다.
티나 칼은 재단뿐 아니라 손피할도 가능하도록 날의 면적이 넓은 걸 보실 수 있습니다.
피할을 위한 날을 가는 방법은 다음에 다시 말씀드리고요.
이번에는 재단을 위해서 칼을 가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실상 재단 시 칼은 피할과 달리 가죽과 닿는 면적이 그렇게 크지 않습니다.
보이시는 칼날 중에서 거의 칼의 끝만 가죽에 닿게 됩니다.
물론 칼을 가죽 위로 찍어 눌러 재단하고자 한다면 전체 칼 날의 선을 다 사용하겠지만요.
평소에는 칼이 무뎌지었다 하면 간단하게 칼 끝을 중점적으로 갈아 주시면 되시겠습니다.
먼저 칼을 갈 수 있는 대리석 판 위에다가 물을 약간 묻히시고요.
전문적인 칼 가는 숫돌을 사용하시면 더 좋겠습니다.
사진처럼 칼 끝만 판에 대고 굴려주세요.
이때 방향이 있는데요. 사진의 경우에서는 시계 반대방향입니다.
이번에는 그 반대편으로 뒤집어서 다시 칼 끝만 판에 대고 굴려주세요.
이때는 시계의 방향으로 굴려주셔야 합니다.
이렇게 방향을 정해서 해야 하는 이유는 티나 칼은 칼 날이 좌 우가 동일하게 날이 서 있어야 합니다.
구두칼 처럼 한쪽만 경사 날이 서고 한쪽은 직각으로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또, 칼날이 아래로는 얇고 위로 갈수록 경사져서 날 각이 형성되어 있기에 그것에 맞춰서 갈아 주셔야겠습니다.
다음으로 쇠봉을 이용해서 한번 갈아 보겠습니다.
사진의 봉에다가 칼을 대고 한면씩 교차로 갈면 되는데요.
횟집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한 것 같습니다.
칼 가는 방식도 동일하고요.
사진처럼 칼을 대고는 아래 방향으로 한번 갈고요.
다시 사진처럼 칼을 대고 위로 갈면 됩니다.
수차례 반복하면 칼이 몰라보게 잘 갈려짐을 확인할 수 있겠습니다.
다 갈고 나면 사진처럼 피할하고 남은 가죽을 이용해서 칼 면을 정리하시면 좋습니다.
방법은 칼을 뉘여서 가죽을 쓸듯이 마찰시켜 주시면 됩니다.
피할시 훨씬 깔끔하게 됨을 느끼실겁니다.
그런데 만약 날이 깨어지면 숫돌을 이용해서 날을 만드는 것부터 해 주셔야 하며 위의 두 방법은 단순히 날이 무뎌졌을 때에 날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숫돌로 날을 가는 것은 다음 기회에 한번 선보이겠습니다.
날은 한번 잘못 갈면 오히려 칼을 망가뜨릴 수 있습니다.
매번 전문 샾에 칼을 의뢰할 수 없기에 자가로 날을 세우시고 갈아 주실 때는 너무 과하지 않게 해 주셔야, 만의 하나 망가져도 날을 복구하기 쉽겠습니다.
이렇게 날 가는 것이 수고스럽다면 NT커터칼처럼 칼날을 그때마다 잘라서 사용할 수 도 있지만
NT칼은 날이 얇아서 자를 대고 자를 경우에 유용하고 피할도 할 수는 없습니다.
저는 티날 칼의 이런 관리의 번거로움이 가죽 공예의 아날로그적인 매력 중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날이 잘 선 칼로 재단할 때의 상쾌함(?)을 여러분도 경험해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