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스티칭

1. 그리핑 하기

by BAEL LEATHER SCHOOL

아무래도 미싱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핸드스티칭을 잘 않게 되더라고요.

또, 미싱의 고수(?) 분들은 핸드만큼이나 정교하게 미싱을 하실 줄 아시니 굳이 핸드를 하실 필요도 없고요.

그러나 100% 전부를 다 미싱으로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기 때문에 기본적인 핸드스티칭 방법도 알고 계시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둘 다 잘 할 수 있다면 금상 첨화겠죠?


시계줄처럼 양쪽의 땀수가 정확하고 또 안감을 정확하게 맞물려서 스티칭해야 할 경우, 미싱보다는 핸드가 좀 더 정교하게 작업할 수 있겠습니다만, 미싱의 고수분들에게는 해당 안됩니다.


미싱을 사용하면서도 핸드스티칭을 하는 경우는

1. 노루발이 잘 들어갈 수 없는 부위의 스티칭이나

2. 미싱을 하면서 부자재 등에 노루발이 걸려서 진행이 안 되는 경우에 많이 하게 되고요.

3. 디링을 위한 패치(가방의 일부분에 붙어서 부자재를 본체에 결합시킴)가 이미 가방 제작이 된 상태에서 붙여야 하는 경우처럼 미싱 움직임이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하게 됩니다.

4. 가죽이 생각 외로 두껍거나 단단해서 보유하시고 있는 미싱이 처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손만 한 것이 없습니다.

5. 박스 스티칭(두 가죽이 직각으로 맞물려서 두 가죽을 관통하는 스티칭)은 핸드만의 고유한 스티칭이고요.

6. 핸드만의 매우 섬세하고 짱짱(실의 텐션이 잘 된 상태)하며 바늘구멍의 사선이 미싱과 달라서 스티칭이 돋보이는 이유로 핸드 스티칭을 선호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죽공예의 붐을 일으킨 것은 이른바 명품회사의 새들 스티치(에르메스의 마구 제작에서 사용되던 스티치로 실의 양쪽에 바늘을 꿰고 가죽에 크로스로 교체시킴)인데요.

스티칭의 견고함도 미싱보다 더 좋고요. 적은 장비로도 공예가 가능하고 실패가 미싱보다 적으며 찬찬히 한 땀 한 땀 바느질하는 것이 슬로우 라이프와도 맞아서 많이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이른바 새들 스티치의 원조 회사에서도 이제는 핸드로 가방 전체를 제작하는 것은 스페셜 에디션에서나 가능하고 제작기간 등으로 가격이 어마 무시하여 대부분은 미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공방에서는 명품사의 리메이크 작업을 많이 하시는데요. 원조에서도 잘 안 하는 100% 핸드스티칭을 멋지게 만들어 내시는 걸 보면 정말 능력자 분도 많으시고 다시 한번 우리나라 민족이 대단한 것 같습니다. 그러나 오리지널이 아니어서 가격은 노력만큼 인정받고 받지 못해 아쉬워요.


피렌체에 있을 때 하우스메이트였던 독일 친구는 핸드스티칭을 보고는 그 가치며 노고를 본인이 만들지는 못해도 충분히 알더라고요. 외국에서 핸드스티칭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높게 평가하는 것 같았습니다.

가죽학교에서 가방을 만들때마다 독일친구가 매번 매어보고 이런 저런 평가도 해 주었어요.


그럼 핸드 스티칭 경험을 해 볼까요?

핸드스티칭을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리핑 작업을 해야 합니다.

사진을 그리프(Griff)라고 하고요.

이 창처럼 생긴 것을 가죽에 찍어서 구멍을 만들게 됩니다.

보시는 것은 이른바 명품회사에서 사용한다는 베르제 블랑샤르 사의 그리프입니다.


그리프는 날 간격으로 그 호수 (No.)가 나뉘고요

예를 들어 10호처럼 촘촘한 것은 소품용에 8호는 가방에 사용합니다.


각 호수는 다시 날의 개수에 따라서 2 날 (2 dents), 5 날(5 dents), 10 날(10 dents).. 등으로 있습니다.

2 날은 곡면 부분이나 땀 수 조절할 때 사용을 하고요.

직선의 부분에는 5 날 또는 10 날을 사용합니다.

20 날, 30 날도 있다고 하는데요. 날이 많은 만큼 그리프를 칠 때의 힘이 그만큼 요구됨과 날 라인이 어긋나기 쉬우니 많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저는 그리프로 이 베르제 블랑샤르는 10호, 9호, 8호로 각각 2 날, 5 날, 10 날 그리고 1 날 단독, 이렇게 구비하고 있습니다.

10호는 소품용으로 8~9호는 가방으로 주로 사용합니다.


그리프를 일본에서는 목타라고 불러요.

그리프를 미국에서는 치츨이라고 하고 일본에서는 목타라고 하는데요.

베르제 블랑샤르 외에 저는 일본 목타도 이와타야, 히우치야와 비교적 저가의 교신 엘르, 그리고 한국의 한 종류를 구비하고 있습니다.

장비에 수집에 대한 욕심보다는 제조사마다 나라마다 바늘 땀의 모양이 틀리기 때문에 사다 보니 이렇게 되었는데요.

필요에 따라서 거기에 맞는 그리프나 목타를 선택해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즉, 가죽을 한꺼번에 다 뚫어도 되는 경우에는 베르제 블랑샤를 쓰고 구멍이 작으며 깊지 않고 섬세하게 작업을 해야 할 때는 이와타야로 날 마킹 정도만 하고 추가로 송곳질을 합니다. 좀 여러 사람이 막 사용하는 도구는 교신 엘르를 쓰기도 합니다.

블랑샤르는 바늘 땀의 사선 기울기가 급하고 이와아탸는 상대적으로 누워있어서 최종 바느질이 블랑샤르는 서 있고 이와타야는 누워있는 차이가 있습니다.

제 눈에는 스티칭 결과 블랑샤르는 다소 복잡한 느낌이, 이와타야는 정갈한 느낌이 드는데 이것은 어디까지 개인적인 취향입니다. 요즘은 가죽공예가 대중화되어서 한국 제품도 좋은 것이 많습니다.

실제로 여러분들이 사용해 보시고 자신에게 적합한 것을 선택하시면 좋겠습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각 그리프 들의 땀 비교도 해 보겠습니다.


일본 목타를 사용한 그리핑인데요. 베르제 블랑샤르와는 또 느낌이 다릅니다.


그리프와 그 호수를 선택하셨으면 이제 가죽에 그리프 마킹 선을 긋겠습니다.

사진처럼 디바이더로 그리핑을 할 기준 선을 그어주세요.

이 선으로 그리프가 날을 맞춰서 해머로 쳐질 겁니다.


참고로 마킹선의 폭은 보통 2.5미리이고요.

필요에 따라서 더 좁게 또는 넓게 조절하시면 됩니다.

나중에 크리징을 긋는다면 크리징 폭과 같이 고려해서 마킹선 폭을 정하셔야겠습니다.



해머는 본딩 할 때의 쇠 해머와 달리 실리콘 해머로 쳐 주세요. 아니면 나무망치를 써 주세요.

구멍이 너무 깊게 파이는 것을 막고 또 그리프의 날도 충격에서 보호할 수 있습니다.


곡면이기 때문에 2 날을 주로 사용하겠습니다.

첫째 날은 이전 직전의 구멍에 걸치고 다음 날은 마킹선에 맞춰서 쳐 주시면 되겠습니다.


사진처럼 마킹선을 기준으로 삥 둘러쳐 주시면 되겠습니다.


가방의 윗 직선의 경우에는 좀 더 많은 날을 이용해서 쓰실 수 있겠습니다.

사진은 10 날 짜리입니다.

방법은 마찬가지로 첫째 날은 직전 구멍에 끼우고 나머지 날은 모두 마킹선에 맞춰서 치면 흐트러짐 없이 고르게 구멍이 나오게 되겠습니다.


이렇게 그리핑이 완료되었습니다.


다음으로 그리핑 한 구멍대로 실을 꿰어서 스티칭을 해 보겠습니다.



keyword
이전 08화머쉰 스티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