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12. 17 오후 4시
제목: 더 지니어스를 보게 된 이유
최근의 낙은 <피의 게임3>를 시청하는 것이다. 이런 서바이벌 류의 프로그램은 각 분야의 전문가나 유명인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두뇌, 정치 싸움을 하는 것을 관전하는 재미가 있다. 동시에 문제를 푸는 출연자를 보면서 나도 같이 풀어 보거나, 방송을 다 본 뒤 내 입장에서 상황을 머릿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린다거나 하는 요소들이 추가적인 재미 포인트다.
나는 작년 <데블스 플랜>을 통해 이쪽 장르를 알게 되었다. 올해 초에는 <사상검증 더 커뮤니티>를 보면서 서바이벌의 매력에 완전히 푹 빠져 버렸다. 얼마 전에는 이 장르의 원조격이라 할 수 있는 <더 지니어스>를 전부 섭렵했는데, 10년 전 프로그램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높은 완성도와 캐릭터성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2024. 12. 18 오후 11시 58분
회사에서 퇴직연금 통장을 다른 은행으로 옮기게 되었다. 먼저 은행이 다른 곳으로 철수하면서 더이상 관리를 해주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아침에 은행 직원이 동의서 서명을 받으러 왔다. 직원은 내게 새로 직원 통장을 만들라면서 관리 지점을 자기네 지점으로 등록시켜 달라고 했다. 귀찮았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그래야만 했다. (...)
2024. 12. 19. 오전 11시 30분
제목: 동행
오늘은 회사 대표님의 개인 일정에 동행한다. 가까운 동네인 줄 알았더니 청주에서 점심 약속이라고 하셨다. 근데 친구 한 분이랑 개 두 마리도 데려가신단다. 생각만 해도 피곤해진다. 분명 하루종일 운전 기사 역할이나 할텐데.
2024. 12. 22. 오후 11시 22분
제목: 20회
괜히 20회를 한다고 했나. 요즘 그런 생각을 자주한다. 일기쓰기 모임을 야심차게 시작했는데 짧은 일기 쓰는 것조차 쉽지가 않다. 이러다 20회를 다 못 채울 것 같다. 다 못 채운다고 해서 불이익 같은 것은 없겠지만, 그냥, 자기 자신과의 약속을 못 지켰다는 사실이 기분을 안 좋게 만들 것 같다. 결국에는 스스로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일기를 써야겠지. 그래도 20회로 정하지 말 걸. 하루에도 수십번 생각이 오락가락한다.
2024. 12. 24. 오후 8시 26분
제목: 기차
크리스마스에 혼자 있기 싫어서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가 어둠을 뚫고 어디론가 달렸다. 밖은 춥고 내리기 싫었다. 곧 내가 내릴 역에 도착한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2024. 12. 25. 오후 9시 40분
제목: 재미없는 책
책을 읽었다. 글쓰기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이었다. 일본의 미디어 연구자가 쓴 책인데 어릴 때부터 자신이 다뤄온 미디어기기를 비롯해, 주무대였던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빠르게 변화해온 주변 환경을 다룬 에세이다. 처음에는 뭣 모르고 읽었는데 가면 갈 수록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나오고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겠고 디테일을 꼼꼼하게 담아내다 보니 지루하기 짝이 없다. 읽기 시작한지 벌써 2주가 넘었는데 아직도 반도 못 읽었다(물론 내가 독서 시간을 가지지 않은 탓이 매우 크다). 선생님께서는 이 책을 너무 좋아하신다고 하셨는데 나는 완전히 그 반대다. 저번 책도 재미없어서 다 못 읽었는데 이번 책도 다 못 읽을 것 같다. 내가 너무 기대를 많이 했나. 이 선생님하고 잘 안 맞는 것 같다.
2024. 12. 26. 오후 11시 22분
제목: 개빡침
오늘 아침 출근하자마지 회사 청소를 했다. 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는데 개털이 자주 눈에 밟혔다. 이놈의 개털 때문에 청소를 자주하게 된다. 마지막 걸레질을 하는데 현관이 열리더니 사장님이 키우시는 개가 우다다 뛰어 왔다. 아 미친. 청소하는데 미안해서 어쩌나. 사장님이 해도 소용없는 말씀을 하셨다. 아침부터 개빡쳤다.
2024. 12. 27. 오후 4시 40분
제목: 스포일러를 당하기 싫다
오징어게임2를 아직 안 봤다. 회사 출근하자마자 습관대로 인터넷 뉴스를 봤다. 오징어게임2 소식이 올라와 있었다. 얼른 다른 곳을 클릭해서 뉴스를 닫았다. 일을 좀 이따가 잠시 짬이 나서 유튜브를 열었다. 역시나 오징어게임2 썸네일이 확확 떠있었다. 바로 창을 닫았다. 스포일러를 당하기 싫다. 스포일러 때문에 인터넷을 할 수가 없다. 내 의지와는 상관없어서 그다지 달갑지는 않지만, 아무래도 오늘 내일 중으로 오징어게임2을 봐야할 것 같다. 그래야 숨을 좀 쉴 수 있을 것 같다.
2024. 12. 28. 오후 7시 35분
제목: 템플스테이
올해 두 번째 템플스테이를 왔다. 이번에는 강원도 양양의 낙산사이다. 3시에 사찰 예절 안내를 듣고 낙산사 경 내를 돌았다. 겨울 공기 때문에 떨리도록 추웠지만 멀리 시선 너머 시원한 동해 바다가 보이자 추운 것도 잊고 사진을 열심히 찍었다. 오랜만에 온 낙산사는 잘 꾸며지고 아름다워서 다음에 다시 오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저녁 공양을 먹고 예불까지 드렸다. 불교를 믿지 않지만 절에만 오면 미련과 번뇌가 잊혀지고 마음도 차분해진다. 나만 그런 것은 아닌지 젊은 사람들도 많이 찾아 왔다. 이래서 다들 템플스테이를 찾게 되는 것 같다.
2024. 12. 29. 오후 10시 54분
제목: 해돋이
아침을 먹고 해돋이를 보러 갔다. 차가운 아침 공기를 견디자, 어느새 불그스름한 해가 떠올랐다. 사람들이 해를 보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사진을 찍었다. 내가 예전에 봤던 모든 해돋이 해 중에 가장 큰 해였다. (하략)
2024. 12. 30. 오후 5시 20분
제목: 점심
점심에 회사 앞까지 찾아온 애인을 만나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셨다. 나른한 오후의 기운을 느끼며 시간을 보내고 있으니 기분이 좋았다. 사무실에 직원이라고는 나 혼자 뿐이라 대부분 혼자서 점심을 해결했던지라, 이런 풍경은 참으로 오랜만이었다. 이 시간이 좀 더 길었으면, 싶었다.
2024. 12. 31. 오후 4시 36분
제목: 연말 인사
자주 가는 인터넷 카페에 "연말인데 여러가지 일들로 심려가 깊어지는 나날들이지만, 2024년 수고하셨고 2025년에는 모두 원하시는 일 이루시길 바라며 내년에도 잘 부탁드린다"고 글을 썼다. 막상 글을 쓴 당사자지만 이렇게 연말이 끝나는 건가, 내년은 어찌 되려나 찝찝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싱숭생숭한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모르겠다. 내년에는 어떻게든 잘 풀렸으면 하는데 걱정이다.
2025. 1. 2. 오후 1시 48분
제목: 어영부영 새해
어영부영 새해를 맞았다. 어제는 친가에 가서 식구들과 점심, 저녁을 먹으며 담소하는 시간을 보냈다. 나이가 들고 가족이 모이기 쉽지 않은데 이렇게나마 함께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에는 우리 가족 모두 다들 무탈하게 건강하기만 했으면 싶다.
2025. 1. 4. 오후 11시 20분
제목: 느긋한 토요일 아침
모처럼 아무 일정이 없는 토요일이었다. 아침잠을 잘 수 있는 만큼 자고는 10시가 넘어 느긋하게 아침을 먹었다. 유통기한이 다 된 양송이 스프와 블루베리 잼을 바른 토스트, 반숙 계란후라이, 그리고 커피. 의도하진 않았지만 꽤 조화로운 서양식 아침상이었다. 천천히 음식을 흡입하면서 밀린 유튜브 영상을 보았다. 세상 기분 좋은 토요일이었다.
2025. 1. 6. 오후 5시 4분
제목: 매일 걷기 1만 보 실시
저번에 본가에 갔다가 체중계를 쟀다. 몸무게가 70킬로가 넘어 있었다. 역대 최대 몸무게를 찍은 것으로 모자라 과체중 끝자락 단계였다. 충격적이었다. 조금만 넘으면 비만 1단계란다. 토요일부터 매일 걷기 1만 보를 실시했다. 이렇게라도 해서 몸무게를 줄여야 한다. 이제 살과의 전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