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프랑크푸르트

익숙함과 아쉬움

by 본격감성허세남

떠난 지 약 3주 만에 다시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왔다. 출국이 임박했다는 말이다. 쾰른에서 프랑크푸르트까지는 초고속 열차인 ICE로 1시간 조금 넘게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이상 수인이와의 힘들고 긴 기차 여행도 없다. 수월한 건 좋은데 왜 이렇게 아쉬운 마음만 큰지. 독일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지만 막상 출국날이 다가오니 슬픈 마음만 커진다.


프랑크푸르트는 서울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대도시다. 숙소도 매우 깔끔하고 현대식이고, 숙소 창밖으로 보는 풍경엔 네모난 건물들이 많다. 숙소가 프랑크푸르트 박람회장 근처라 그런지 일요일에 사람이 더욱 없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레고로 만든 세트 속에 들어와 있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모든 것이 편리하고 깔끔해서 좋은데 반대로 인상적인 부분도 없다. 한편으로는 마음이 편한 것을 보면 역시 나는 어쩔 수 없는 도시인인가 보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푼 후에 배고파서 숙소 근처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다. 수인이는 역시나 책을 보면서 잘 있었다. 그 모습이 어찌나 예쁜지 음식을 기다리며 한참 동안이나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까지 이렇게 잘 놀아준 수인이가 얼마나 고마운지 모르겠다. 이제 한국으로 돌아가면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기 힘들 것이라 생각하니 살짝 우울해졌다. 스테이크도 맛있고 좋은데 마음은 왜 이렇게 불편한지.


"뭔가 되게 허전하다."


우리 부부 모두 이 말에 공감했다. 아직 일정이 남았는데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오니 이미 끝난 것 같고 아쉬운 마음만 커진다.


현대적인 도시에서의 여행은 확실히 편리하다. 숙소 근처에 'SKY LINE'이라는 큰 쇼핑몰이 있어서 그곳에서 식품, 옷, 먹거리 등 모든 것을 한 번에 끝낼 수 있어 좋았다. 프랑크푸르트를 떠나기 전까지 SKY LINE에 수시로 드나는 듯. 숙소 근처에는 독일 와서 애용한 <Trip Advisor>에서 거의 톱급에 있는 카페가 마침 있기에 그곳에도 자주 들렀다. 커피가 정말 맛있긴 하더라. 맛있는 커피와 크루아상과 함께 여유 있는 시간을 보내고, 수인이와는 셀카도 찍고 하고 놀았다. 쇼핑하고, 먹고, 커피 마시고, 이런 것만 해도 시간이 금방 간다.


사진 2015. 11. 1. 오후 11 10 19.jpg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는 말을 열심히 실천하고 있는 수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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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프랑크푸르트에 왔으니 중심가 쪽으로 한 번 나가보았다. 프랑크푸르트는 괴테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어서 좋은 곳이고, 박물관 거리도 있어서 다양한 박물관들을 방문할 수도 있는 곳이다. 그렇지만 괴테에 관심 없고, 수인이와 함께 있기에 주로 산책만 하는 우리에겐 그냥 별 감흥 없는 현대적인 도시다. 뢰머 광장은 예뻤지만 거기까지였다. 여기저기 걷다가 금방 숙소로 돌아와서 여유롭게 저녁을 먹었다. 프랑크푸르트에겐 조금 미안하지만 마음이 울적하니 크게 흥이 나지도 않았다.


그동안 못했던 수인이 물건 쇼핑이나 하려고 <Rossmann>과 < dm>을 돌아다니면서 분유와 어린이용 치약을 찾아봤다. 그런데 5~6곳을 찾아다녀도 우리가 찾는 물건이 하나도 없었다.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는 물건이고, 아무래도 공항이 있는 도시라 나가기 전에 다들 사가는 모양이었다. 그래서인지 "2개까지 구입 가능"같은 안내문도 봤다. 뉘른베르크나 베를린에는 참 많았는데 거기서 사 올 것을...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야지 하고 미뤄놓았던 점이 무척이나 후회됐던 부분이다.


다시 돌아온 프랑크푸르트는 익숙하고 편리하지만 모든 것이 아쉽다. 시간이 조금만 더 있으면 이곳도 더 잘 즐길 수 있을 텐데 그마저도 아쉽다. 정말 마지막이라는 점이 실감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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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2015. 11. 2. 오전 1 26 42.jpg 예뻤지만 주변 때문인지 어딘가 모르게 어색했던 뢰머 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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