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진료실 앞에 앉아 있으면 왠지 모르게 별의별 생각이 다 든다. 이번엔 괜찮아졌다고 하려나, 치료는 언제까지 받아야 할까, 돈은 또 얼마나 나올까, 오늘은 조금 덜 아팠으면 좋겠다, 주사 정말 싫어, 체외충격파도 싫어, 아 보험 들어놓을 걸, 그래도 보험에 나가는 돈은 아까우니까 괜찮아 등등. 20대 때는 아픈 곳이 거의 없었는데 30대가 지나고 40대가 가까워 오니 몸 한두 곳이 늘 아프다. 지금 치료받는 어깨는 불편한 지 1년이 다 됐으니 이번에야말로 꼭 괜찮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좋아하는 '보왕삼매론(寶王三昧論)'의 가장 첫 번째가 병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는 거다.
몸에 병 없기를 바라지 말라.
몸에 병이 없으면 탐욕이 생기기 쉽나니,
그래서 부처님께서 말씀하시되 '병고로써 양약을 삼으라' 하셨느니라.
그런데 그게 어디 쉽나. 병이 있으면 불편하고, 아프고, 그렇지 않기를 또 바라게 되지. 머리로는 끄덕이며 그래야지 하고 생각하지만 막상 닥치면 절대 그러기가 쉽지 않다. 아직 성불하기는 글렀나 보다.
아무튼 자이언티 노래 가사처럼.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