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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성진 Jul 10. 2022

당신의 첫 외국은 어느 나라였나요

내 첫 해외 방문지 시리아

“그전에는 어느 나라를 가본 적이 있었어요?”
“이번에 가는 시리아가 처음이에요.”
“처음으로 외국을 가는데 시리아라니…”
“그만큼 새로운 경험을 하지 않을까요?”


2006년 11월 시리아에 갔다. 내 생애 첫 출국이었다. 저 대화는 출국 전 누군가와 나눴던 대화였다. 시리아를 다녀온 뒤에도 저 대화 내용과 비슷한 얘기를 여러 사람들과 나눈 바 있다. 대부분 처음으로 외국을 가는데 관광이나 휴양으로 유명한 나라도 아닌, 잘 알려지지도 않은 중동의 어느 나라로 간 것에 대한 신기함과 애처로움(?)을 나타낸 것이다.


아마도 대부분 여행이나 학업 등을 위해 외국에 갈 때, 가는 나라는 거의 정해져 있을 것이다. 여행으로는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 혹은 태국, 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들이 많을 것이다. 학업을 위해서는 미국, 일본, 중국, 호주나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를 많이들 갈 것이다.


난 사회 생활을 하기 전까지 외국을 간 적이 없었다. 제주도도 손에 꼽을 정도였다. 대부분 최소한 일본 도쿄나 오사카로 한 번 쯤은 여행을 다녀볼 때도 해외로 가는 것은 나와 상관 없는 별개의 일로 생각했다. 16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보면 나 스스로 참 많이 달라진 듯하다.


시리아 홈스에 있던 이슬람 양식의 건축물


2006년 11월에 시리아를 간 것이 내 생애 첫 출국이었다. 그러나 첫 출국은 그때보다 빠를 수 있었다. 그해 8월 담당 구단이었던 경남FC가 일본 오이타에서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와 친선경기를 했다. 내가 담당 기자였기에 당연히 내게 출장 기회가 왔다. 하지만 난 여권이 없었다. 그래서 회사내 동료가 나 대신 해당 출장을 다녀왔다. 그때 내가 여권이 있었다면, 아마 첫 해외 출국은 시리아가 아닌 일본 오이타였을 지도 모른다. 그 뒤로 난 바로 여권을 만들었다. 언제 외국에 나갈지 모르지만 일단 갖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으니까.


그리고 3개월 만에 기회가 찾아왔다. 전북현대모터스가 2006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 오르자 혹시 모를 결승전 취재를 위해 현지 취재기자단을 구성했다. 그래서 구단 사무국에 비자 발급 등을 위한 여권을 제출했고, 전북현대모터스가 결승에 오를 지 취재를 하면서 지켜봤다. 전북현대모터스는 4강에서 울산현대에 승리했고 결승에 올랐다. 결승전 상대는 알 카라마(시리아)였다. 


결승 1차전은 2006년 11월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했고, 2차전은 일주일 뒤인 11월 8일 알 카라마의 홈, 시리아 홈스에서 진행됐다. 그런데 시리아라니? 문화나 환경이 엇비슷한 일본이나 중국이면 모를까, 낯선 중동까지 가는 것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뒤섞였다. 


축구대표팀이나 프로팀의 해외 원정 취재를 할 때는 대부분 입출국 일정을 똑같이 맞춘다. 내 항공 스케줄을 선수단의 항공 스케줄에 맞추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전북현대모터스 선수단은 시차적응을 위해 1차전 다음날인 11월 2일에 환승지이자 전지훈련지로 삼은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로 출국했다. 나는 이보다 늦은 경기 3일 전인 11월 5일 출국이었다. 


홈스까지 가는 이동 스케줄은 이랬다. 인천에서 두바이까지 9시간 정도를 비행을 한 뒤 두바이에서 시리아 다마스쿠스로 가는 항공기를 갈아타 3시간을 이동하는 것이었다. 전북현대모터스 선수간은 이 항공기를 같이 이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다마스쿠스에 도착한 뒤에는 미리 준비한 차량을 이용해 홈스로 다시 2시간 동안 이동하는 것이었다. 


한국에 돌아올 때는 당연히 이 스케줄을 반대로 하면 됐다. 지금 생각해도 긴 여정이 될 이동 스케줄이었다. 그렇게 나는 첫 해외 방문지인 시리아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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