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반디울 Mar 22. 2018

나와 꼭 같은 사람을 좋아할 수 있을까?

사람들은 살면서 ‘내가 아는 사람하고 진짜 닮았네요.’라는 이야기를 몇 번이나 듣고 살까?     

내 경우엔 아주 똑 닮은 사람을 본 적 있다던가,

아는 척을 해오는 사례를 등이 몇 번이나 겹치니,

이쯤 되면 ‘내가 아주 흔한 얼굴이라서 그럴 수도 있지’를 넘는 의혹과 궁금증이 증폭되기 시작한다. 

          

근래에는 드디어 내가 확인할 수 있는 구체적 장소에 닮은 사람이 있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경비 아저씨는 

“혹시 쌍둥이 언니나 동생이 옆에 살아요? 아주 똑 닮았는데...”라며 머리를 갸우뚱, 말을 흐리신다.

“아닌데요.” 하며 멋쩍게 웃어보지만 속마음으론 설마 진짜 그렇게 닮은 사람이 있다고? 하며 궁금증이 커지고 말았다.    

 

또 얼마 전 수영 강습에서 알게 된 한 아기엄마가

경찰서에서 제복 입은 나를 본 기억이 있다며  “혹시 경찰이세요?” 라며 물어 오는 것이 아닌가.

연달아 이런 말을 듣게 되니 슬며시 또?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어 졌다.     

단순한 추리를 이어가다

‘혹시 이 아파트 옆 라인 15층 이웃이 나와 똑 닮았다는 경찰?’     


세상 어디 가엔 예닐곱의 자신과 똑 닮은 사람이 존재한다는 설도 있다 하니,

재미있기도 하고, 의아하기도  한 이야기들에 마음이 쏠리고 만다.   

       



이런 상상을 해본 적이 있다. 

만약 외모뿐 아니라 성격이나 생각까지도 나와 온전히 꼭 같은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에게 호감을 느낄 수 있을까? 

나 자신을 거울처럼 마주 하면 말이다.      

 

성격과 사소한 행동이 못마땅한 부분도 있지만, 자기연민으로 뭉쳐진 '나의 실체'를  눈앞에서 마주한다면  어떤 마음이 들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늘 '타인에 대한 동경'과 '자기애'가 섞인 나를 볼 때마다 이것이 어른이 되지 않는 내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약간은 혼란스러운 질문을 뒤로하고 아파트 현관을 나서면서

어느 날 우연히 집 앞에서 나와 똑 닮은 사람과 딱 마주치게 되는 건 아닌지

쓸데없는 마음의 준비가 될지도 모를... 그 상황을 상상해본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한,

당신은 누구입니까?        


 

글·그림   반디울   

                  

https://www.instagram.com/bandiul/



이전 19화 아직도 어두운 밤 #나도 #Me Too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