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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2)

히가시노 케이고 시리즈

by Andy강성 Feb 10.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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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나기는 시노자키 역으로 유가와를 찾아간다. 시노자키 역 앞에 앉아 있던 유가와는 자전거가 현장에 버려져 있었다는 사실이 위장일지 모른다고 의문을 제기한다.


유가와는 지문이 없었어도 어차피 현장에서 발견된 머리카락으로 DNA 감정이 가능했기 때문에 굳이 시체의 지문을 태운 것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그것은 범인이 시체의 신원을 숨기기 위한 것이 아니고 옆에 방치된 자전거가 위장이 아니라고 생각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가 아니었을까 하고 의심한다.


아울러 자전거가 도둑맞은 시간이 특정될 수 있도록 범인이 일부러 체인을 걸어 둔 신품을 훔쳐 주인으로 하여금 경찰서로 달려가게 만들고 도난 장소를 시노자키 역이라고 증언하도록 만든 것이고 추가적으로 경찰의 수사를 잘못된 방향으로 끌고 가는 효과가 있는 무엇이 더 있다고 추리한다.


유가와는 구사나기에게 자신은 개인적인 이유로 이 사건을 추적하는 것이고 경찰에 전면 협력은 안 하겠다고 한다.


유가와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구사나기는 구도가 한 "그녀를 만나고 싶어 도시락을 사러 오는 손님도 있다고 합니다”라는 말을 떠올린다.


한편 이시가미는 형사에게 들은 ‘구도’라는 이름과 인쇄회사를 경영한다는 말을 단서로 구도의 회사를 찾아내고 렌터카를 빌려 구도를 미행한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호텔 주차장 입구에서 구도에게 미행을 들키지만 구도가 호텔에 들어가는 사진 두 장을 찍으며 하나오카에게 보낼 협박 편지 문구(“구도와 즉각 헤어져라 나를 배신하면 이 남자를 도미가시와 똑같은 운명에 처하게 할 것이고 반드시 보복할 것이다”)를 머릿속으로 써 본다. 그러다가 인도에서 호텔로 들어가는 야스코를 발견하고 질투심에 눈을 부릅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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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는 호텔 커피숍에서 하나오카에게 형사가 찾아왔었다는 이야기와 자신이 미행을 당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구도를 만나고 돌아가는 도중에 하나오카는 사요코에게서 전화를 받는다. 사요코는 형사가 사요코에게 하나오카를 보기 위해 도시락을 사러 오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고 사요코는 이시가미 이야기를 했다말을 한다. 하나오카는 형사가 구도에게서 그 내용을 들었을 걸로 추측한다.


하나오카는 집에 돌아와 이시가미에게 전화를 받고 그 내용들을 전해 준다. 이시가미는 마사토에게 영화관 알리바이에 대해 형사에게 이야기해 줄 미리 준비한 다른 친구를 밝히고 지시한다.


구사나기는 유가와를 찾아와 자신도 이시가미가 하나오카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냈고 앞으로 이시가미를 철저히 마크할 생각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발견된 티켓의 나머지 반권에서 하나오카 모녀의 지문이 발견되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하지만 영화가 상영되고 있는 사이에 하나오카가 범행을 저지르고 돌아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유가와는 일단 이시가미는 시체를 운반하면서 흔적을 남기지 않을 방법으로 차를 조달할 수단이 없기 때문에 그는 차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추리한다.


구사나기는 현장에 남아 있던 자전거는 피해자 자신이 타고 왔다고 생각하는데 유가와는 그렇다면 이시가미가 자전거에 묻어 있는 지문을 지우지 않았을 리가 없다고 의심한다.


둘은 계획적인 범행인지 우발적인 범행인지 이야기를 나눈다. 유가와는 우발적인 사건이라면 영화관의 알리바이와 모순되고 계획적인 범죄라면 이시가미가 이렇게 허술하게 증거들을 남기지 않을 이라서 뭔가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는 사이에 구사나기는 미사토의 친구가 3월 10일 낮에 미사토가 밤에 엄마와 함께 영화를 보러 갈 거라고 이야기했다는 진술이 나왔다는 전화를 받고 이 사건은 계획범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유가와는 인정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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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나기는 하나오카가 전에 일했던 긴시초의 술집을 찾아가 마담으로부터 도시가미가 하나오카를 찾고 다녔고 한 호스티스가 그녀가 사요코의 도시락 가게로 갔다는 걸 알려 주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마담은 구도에 대해서는 야스코의 상담역할은 해 주었지만 가정을 버리고 남녀관계까지는 가지 않았던 것 같다고 이야기해 준다.


그리고 마담은 3월 10일 밤에 하나오카의 집전화에서 자신에게 음성메시지가 남겨 있었고 3월 11일 새벽 1시경에 하나오카와 통화를 했다는 이야기를 해 준다.


구사나기는 그렇다면 이것은 하나오카가 3월 10일 밤에 집에 있었다는 알리바이가 되는데, 처음 하나오카에게 3월 10일에 무엇을 했냐고 물어보았을 때 하나오카가 이런 알리바이를 이야기하지 않았던 것에 대해 수상쩍게 생각한다.


유가와는 합리적인 이시가미가 어리석게 살인을 했을 리는 없고 만일 그가 관련되었다면 살인, 그 자체에는 손을 댈 수 없는 상황이었을 것이며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사건을 은폐할 수 있는 길을 선택했을 것이라고 추측한다. 즉 지금까지 하나오카 모녀가 구사나기에게 했던 진술 모두가 이시가미가 뒤에서 조종한 결과라고 추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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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사나기는 이시가미가 일하는 학교를 찾아간다. 구사나기는 먼저 이시가미가 재추가 시험을 봤다는 이야기를 듣고 “선생님이 내시는 문제니까 어려울 겁니다”라고 이야기하자 이시가미는 “어렵지 않습니다. 다만 착각하기 쉬운 맹점을 살짝 찔러주지요. 예를 들면 기하학 문제인 것처럼 보이면서도 사실은 함수 문제라는 식이죠”라고 대답한다.


구사나기는 미리 행정직원에게 받아온 이시가미의 근무표, 담당 반의 시간표, 그리고 학교 스케줄을 가지고 이시가미에게 3월 10일 밤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묻는다. 이시가미는 그날 밤 유도부의 연습이 끝나고 일곱 시쯤 집에 돌아왔고 그 이후 줄곧 방에 있었고 아무도 찾아오거나 전화가 걸려 온 적도 없다고 대답한다.


구사나기는 근무표에 11일 오전에 쉰 것에 대해 질문하고 이시가미는 단지 몸이 안 좋아서 쉬었다고 대답한다. 구사나기는 이시가미가 그 전날 오전도 쉰 것에 대해 물으면서 이시가미가 그렇게 한 달에 두 번 쉰 적이 없어 학교 직원이 놀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자 이시가미는 10일 오전은 그 전날 밤을 새웠기 때문이고 11일 오전은 전날 밤에 열이 좀 나서 쉰 것이라고 대답한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구사나기는 유가와를 찾아가 이시가미를 조사한 내용을 이야기한다. 유가와는 다음 날 오전 이시가미가 쉬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범행의 사후처리가 끝나기 전에 자는 인간은 없어. 그리고 그것 때문에 설령 자지 못했다고 해서 출근을 안 한다는 건 말이 안 돼. 아무리 무리를 해서라도 출근하게 되어 있어. …… 반드시 쉬어야 할 이유가 있다는 거로군”이라고 추측한다.


그때 유가와가 리포트를 제출한 학생을 붙잡고 “이 시험의 본질은 소립자인데 자네는 그것을 단지 물성론 시험이라고 물성론으로만 생각한 것은 선입견이다”라고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구사나기가 “학자들은 모두 똑같다. 이시가미에게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고 하자 그 순간 유가와는 갑자기 안색이 변하면서 이시가미의 근무표를 다시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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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는 출근하는 이시가미를 찾아가 출근길을 같이 걸어가면서 별로 듣고 싶어하지 않는 이시가미에게 일방적으로 이야기한다.


“알리바이는 관계없어 “

“구사나기는 이번 문제를 알리바이에 중점을 두고 생각하고 있어. 가장 수상쩍은 용의자가 알리바이를 내세우니까 당연하다면 당연하겠지. 게다가 그 알리바이에서 잘하면 무너뜨릴 수 있을 것 같은 약점이 보여. 어떤 실마리만 발견하면, 그것을 공략해 들어가는 것이 인간의 일반적인 감각이야. 우리가 연구에 임할 때도 그래. 그런데 그 실마리라고 생각했던 것이 완전히 착각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아. 구사나기는 바로 그런 덫에 걸려 있어”


그리고 이시가미가 친구이고 그의 재능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충고를 해 주는 것이라고 하면서 자신의 추리를 이시가미에게 말한다.


“수사진은 범인들의 위장전술에 말려들었어. 그들이 단서라고 생각한 것은 모두 엉터리야. 힌트를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범인의 술수에 말려들고 마는 그런 장치가 되어 있어”

“시체가 발견된 장소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타다 만 피해자의 옷가지가 있었어. 석유통 속에서 타다 만 옷 조각이 발견된 거지. 범인이 태웠을 거야.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 왜 범인은 옷이 다 탈 때까지 거기 있지 못했을까, 하고 생각했었어. 나도 옷을 한번 태워봤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다 타 버렸어. 오 분도 안 걸렸을 거야. 범인은 왜 오 분도 못 기다렸을까?“

“시체 바로 곁에서 자전거가 발견되었어. 수사 결과, 시노자키 역에 있던 게 도둑맞았다는 것이 밝혀졌지. 자전거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지문이 묻어 있었고. 시체의 얼굴을 뭉개 놓고 자전거의 지문을 지우지 않다니, 일부러 남겨둔 거라면 이야기가 달라져, 자전거와 피해자를 연결시키기 위해…라고 할까? 경찰이 자전거와 사건은 아무 관계가 없다고 판단하면 곤란할 거야, 범인에게는”

“피해자가 자전거를 타고 시노자키 역에서 현장으로 갔다고 경찰이 판단해 주기를 바란 거지. 또 하나, 보통 자전거로는 안 돼. 범인이 주목한 것은 그 자전거가 언제부터 시노자키 역에 세워져 있었느냐 하는 것이야. 자전거 주인이 신고를 해야 해. 그러기 위해서는 새 자전거를 훔쳐야 했지”


이시가미는 유가와와 헤어지면서 이제 여기서 끝인가, 하고 생각했다. 저 물리학자는 모든 것을 다 알아버렸다.


하나오카는 미사토와 친해지고 싶어하는 구도의 요청으로 미사토와 함께 구도를 만나고 있다. 미사토가 화장실에 간 사이 구도는 하나오카에게 자신의 우편함에 들어 있던 메모지 한 장을 건네는데 거기에는 ”하나오카 야스코에게 접근하지 말라. 그녀를 행복하게 해 줄 사람은 당신과 같은 사람이 아니다“라고 워드프로세서로 써져 있었고, 호텔 커피숍에 있던 둘을 찍은 사진도 들어있었다고 이야기한다.


구도와 헤어지고 돌아오는 길에 미사토는 하나오카에게 “그 아저씨(이시가미)를 배신하면 안 될 거라는 생각이 들어”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전히 하나오카는 이시가미에 대해서는 호감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집에 돌아와 하나오카는 이시가미의 공중전화를 받는데 이시가미는 이런 식으로 연락하는 것은 이 전화가 마지막이라고 말하면서 우편함에 편지 세 통과 그 용도를 적은 메모를 넣어 두었고 앞으로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신이나 따님은 방관자로 남아야 한다고 말한다.


구사나기는 이동하던 중 핸드폰으로 '이시가미가 도미가시를 죽였다고 자수했다'는 전화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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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서에서 이시가미는 구사나이에게, 도미가시를 처음 본 것은 그가 하나오카의 집 앞에서 어슬렁거리던 3월 10일이었고, 자신은 그동안 하나오카의 집 사이 벽에 설치한 '집음기'를 통해 하나오카와 비밀스럽게 연락을 하고 있었으며 자신은 하나오카의 보디가드이기 때문에 그녀에게 해가 될 수 있는 그를 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한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그래서 도미가시에게 하나오카가 시노자키로 이사 갔다고 이야기하고 그 부근의 하수처리장 주소를 알려주면서 그가 일찍 그곳에 가지 않도록 하나오카와 딸이 열한 시경에 일이 끝난다고 알려주고 만일 집을 찾지 못하면 연락하라고 슬쩍 자기 핸드폰 번호까지 알려주었다고 진술한다.


그리고 미리 준비한 고다츠 코드와 커트나이프, 일회용 라이터, 파란 비닐 시트 등을 가지고, 도미가시와 마주치지 않도록 일부러 미즈에 역으로 가서 택시를 잡아타고 사건 현장으로 갔고 거기에 있던 도미가시를 살해하고 얼굴을 뭉개고 지문을 태운 다음 벗긴 옷을 태우고 그 자리를 떠났다고 진술한다.


그리고 '하나오카가 자신을 배신하고 다른 남자를 사귀고 있었기 때문에 이제는 자신이 한 짓을 후회하며 양심의 가책을 느껴 자수하게 되었다'고 진술한다.


구사나기는 조사 후 이시가미의 자백을 확인하기 위해 하나오카를 찾아갔고 하나오카에게서 그동안 이시가미가 스토킹을 해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가 보낸 스토킹 편지 세 통 확인한다. 그리고 구도가 받았다는 협박 편지도 받아간다.


그리고 형사들은 이시가미의 집에서 이시가미가 자백한 범행 도구들과 이시가미가 엽 집의 대화를 듣기 위해 설치했다고 자백한 집음기를 확인하고 이시가미의 컴퓨터에 저장된 하나오카를 협박하는 내용의 편지 파일을 발견한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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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와는 구사나기로부터 이시가미의 진술 이야기를 듣고 구사나기에게 그 말을 믿냐고 물어보면서 말한다.


“이시가미는 하나의 답을 자네들에게 제시했어. 그것이 이번의 자수이고, 진술 내용이야. 그 좋은 두뇌를 최대한으로 굴려 허점 없는 답을 고안해 낸 거지. 그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자네들의 패배를 뜻해. 자네들은 전력을 기울여 그가 제시한 답이 옳은지를 확인하지 않으면 안 돼. 자네들은 지금 도전받고 있고, 시험당하고 있어”

“자네들이 지금 취하는 방식은 그가 제시한 증명방법을 그냥 따라가고 있을 따름이야. 자네들이 해야 할 일은 다른 해답이 있는지 없는지를 찾아내는 건데 말이야. 그가 제시한 해답 말고는 절대로 다른 답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고 나서야 비로소 그 해답이 유일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어”


구사나기는 유가와와 헤어지고 돌아가던 길에 전에 만났던 대학원생을 만나 유가와가 전에 도서관에 가서 3월 10일 이후 한 달치 신문을 모두 요청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서관을 찾아가 신문들을 모두 확인하지만 별다른 기사를 찾을 수 없었고 사서로부터 유가와가 그 외 지방신문들도 있는지 물어보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구사나기는 도서관을 나서다가 유가와를 발견하고 그를 미행하는데 유가와는 미행을 눈치채고 일부러 구사나기를 전에 이시가미와 같이 갔던 노숙자촌으로 데려간다. 그곳에서 유가와는 구사나기에게 이렇게 말한다.


“내가 마지막으로 이시가미와 대화를 나눈 것이 이 장소였어. 그때 나는 이렇게 말했지. 세상에는 쓸모없는 톱니바퀴는 없고, 그 톱니바퀴의 사용법도 그 스스로 정하는 것이라고”

“그 후, 사건에 관한 나의 의문 몇 가지를 그에게 말했지. 그는 노코멘트였지만 나와 헤어질 때 그는 대답을 해 주었어. 그것이 바로 자수였지.”

“어떤 의미에서는 체념인지도 모르지만 그로서는 마지막 카드를 던진 것이 아닐까 싶어. 그 마지막 카드를 아주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었던 것 같아.”


그리고 유가와는 구사나기에게 하나오카 야스코에게 같이 가자고 한다. 가는 길에 유가와는 전에 이시가미와 함께 처음 벤덴데이를 가던 날 결코 겉모습에 신경을 쓰지 않던 이시가미가 유가와의 외모와 비교하는 것을 보고 그가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알았고 벤데데이에 구도가 들어와 나오카와 이야기하는 모습에 질투를 느끼는 이시가미의 표정을 보고 그 상대가 하나오카라는 것을 확신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자기에게 들은 이야기를 절대 다른 곳에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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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도는 하나오카에게 전화를 걸어 범인이 잡힌 것을 축하하면서 중요한 이야기가 있으니 저녁에 꼭 만나자고 한다.


약속 장소로 가는 길에 하나오카는 유가와와 구사나기를 만난다. 약속 장소 근처에서 유가와는 하나오카와 따로 벤치에 앉아 자신은 이시가미의 스토킹이나 살인 진술을 도저히 믿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야스코에게 “나는 당신이 꼭 알아주었으면 하는 게 있어요. 그래서 이렇게 찾아온 겁니다. 당신은 진실을 하나도 모른다는 것입니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구 에도가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의 진범은 이시가미이고, 그 시체는 도미가시가 아니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며 이시가미는 하나오카를 지키기 위해 도미가시가 죽은 다음 날 또 하나의 살인사건을 저질렀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옆에서 기다리던 구사나기는 유가와가 하나오카를 만나기 전 자신에게 해 준 이야기를 떠올린다.


“하나오카 야스코가 도미가시 신지를 죽인 다음 날 아침, 이시가미는 한 노숙자와 접촉했지. 어떤 말을 주고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아르바이트를 해달라고 말한 건 확실해. 아르바이트 내용은 도미가시 신지가 빌린 렌탈룸에 가서 밤까지 시간을 죽이는 것. 이시가미의 손에 의해, 그 방에 남아 있던 도미가시 신지의 흔적은 지워졌을 거야. 방에 남은 것은 새로 들어간 남자의 지문이나 머리카락이야. 밤이 되자 그는 이시가미가 제공한 옷을 입고, 지시받은 장소로 갔지.”

“이시가미는 시노자키 역에서 자전거를 훔치고 미즈에 역에서 그 남자와 만날 약속을 했을 거야. 그때 이시가미는 또 한 대의 자전거를 마련해 두었을 가능성이 커. 둘이서 구 에도가와의 제방까지 이동한 뒤, 이시가미는 상대를 살해했어. 얼굴을 뭉개버린 것은 도미가시 신지가 아니라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지. 그러나 지문을 지울 필요는 없었어. 그렇지만 얼굴을 뭉갠 이상 지문까지 지워야 범인의 행동에 일관성이 생겨. 그래서 할 수 없이 지문을 태운 거지. 그런데, 그렇게 되고 보니 경찰이 신원 확인을 빨리 못할 가능성이 생겨. 그래서 자전거에다 지문을 남겨둔 거지. 의류를 어중간하게 태운 것도 똑같은 이유라고 봐야겠지.”

“새 자전거를 훔친 것은 만에 하나를 위해서였어. 이시가미에게 중요한 것은 경찰이 범행시각을 정확히 계산해 내야 한다는 것이야. 시체의 발견이 늦어져서 범행 시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어. 극단적으로 전날 밤, 즉 구일 밤까지 확대되면 아주 곤란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적어도 자전거가 도둑맞은 것은 십일 이후라는 증거를 남겨야 했지. 그래서 그 자전거를 선택했지. 발견될 당시 두 바퀴가 터져 있었다고 하던데 그것도 누가 타고 갈 가능성을 없애기 위해서였을 거야. 그는 하나오카 모녀의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서 정말 치밀한 주의를 기울였어.”

“기하학 문제인 듯이 보이고, 사실은 함수 문제를 낸다는 것. 알리바이에 트릭을 쓴 것처럼 내보이고 사실은 시체의 신원을 숨기는 부분에 트릭을 쓴 거지. 그 후 자네가 확보한 이시가미의 근무표를 한번 생각해 봐. 그것을 보면 그는 3월 10일 오전 중에 학교를 쉬었어. 사건과는 관계없다고 생각해서 자네는 무시해 버렸지만, 그것을 보고 나는 깨달았지. 이시가미가 숨기고 싶었던 가장 큰 사건은 그 전날 밤에 일어난 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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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유가와는 하나오카에게도 모든 이야기를 해 주고 그녀의 판단을 기다려보기로 한다. 그리고 구사나기에게 이시가미를 만나게 해 달라고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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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에 앉아 혼란스러워하는 하나오카에게 구도가 나타난다. 구도의 차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구도는 야스코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건네며 프러포즈를 한다.


집에 돌아와 하나오카는 이시가미가 편지 세 통과 함께 준 메모 용지에 구도가 좋은 사람이니 자신을 잊고 구도와 결합하라고 써진 글을 읽는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어쩔 줄 몰라하는 하나오카에게 미사토가 학교에서 자살을 기도했다는 연락이 온다.


이시가미는 일 년 전에 집에서 로프로 자살을 하려고 할 때 도어벨이 울렸고 그때 문 앞에 서 있던 이웃에 이사 온 두 모녀를 본 순간부터 자신의 생활이 완전히 바뀌었던 기억을 되살린다. 이후 자살충동은 사라지고 살아가는 기쁨이 일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수학도 똑같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 세상에는 거기에 관계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숭고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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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이시가미에게는 그 모녀를 돕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었다. 그 모녀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신도 없다. 죄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라 은혜를 갚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도미가시의 시체를 보았을 때 이시가미는 시체를 완벽하게 처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했고 야스코에게 평안을 주는 방법은 사건을 그녀와 완전히 분리해 버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기사’를 사용하기로 작정했고 그를 통해 트릭을 만들고 그를 살해했던 것이다.


이시가미는 제2의 살인에 대해서는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특히 하나오카 모녀에게는 절대로 들키지 않으려고 했다. 도미가시의 시체는 스미다가와 강에 가라앉혔다. 언젠가는 발견되겠지만 이미 도미가시는 벌써 죽은 존재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유가와가 이 트릭을 눈치챈 것 같다. 그래서 이시가미는 경찰에 자수하는 길을 택했고 그것은 처음부터 각오한 바였고, 준비도 철저히 해두었다.


이시가미는 유가와가 자신의 트릭을 이야기할 수 있지만 피해자의 신원이 다르다는 것을 아무도 증명할 수 없으므로 경찰은 움직일 수 없을 것이고 물리학자의 추리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범인의 자백을 이길 수는 없으므로 자신은 곧 기소되고 이 사건은 그렇게 종결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이 이겼다고 생각했다.


유가와가 이시가미를 찾아와 설득해 보지만 이시가미의 태도에는 변함이 없다. 이시가미를 유치장으로 데려가려고 하는 순간 하나오카가 따라온다.


그녀는 이미 자백을 했고 이사가미 앞으로 걸어와 바닥에 엎드려 울면서 자신도 같이 벌을 받겠다고 말한다. 이시가미는 고통으로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짐승처럼 울부짖는다.

[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출처 영화 용의자X의 헌신]


이 책은 10년 전쯤에 히가시노 케이고의 소설을 좋아하는 아들의 책장에서 우연히 발견하고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다른 추리소설들과 달리 처음부터 범인은 밝혀놓고 유가와와 구사나기 형사가 이시가미가 짜 놓은 하나오카의 알리바이를 하나씩 풀어나가는 스토리를 전개하다가 마지막에 가서야 완전히 허점을 찌르는 극적인 반전을 드러내는 구성에 꽤 깊은 인상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그 뒤로 히가시노 케이고의 추리소설들을 하나둘씩 찾아 읽게 되었는데,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악의’, ‘백야행’, ‘가면산장 살인사건’, ‘둘 중 누군가 그녀를 죽였다’, ‘학생가의 살인’, ‘플래티나 데이터’는 책으로 읽고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백야행’, ‘라플라스의 마녀‘는 영화로 보기도 하였다.


이 소설에 대한 독후감이나 작품 분석은 이미 워낙 많이 나와 있어 여기서 굳이 첨언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 이번에는 책을 꼼꼼히 정리하면서 작가가 깔아놓은 복선과 추리 및 반전의 스토리 전개 과정을 제대로 음미해 보고 싶었다.


추리소설의 내용을 자연스럽게 정리한다는 게 좀 힘들고 만만한 작업이 아니긴 했지만, 이 것도 나름 추리소설을 흥미롭게 음미해 볼 수 있는 괜찮은 방식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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