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척 그리운 사람이 있다
그러면 이내 미안한 때가 떠오른다
그립다
답장 없이 나누었던 편지도
소곤대던 조명이 어스름하던 그곳도
그러나 이제는 남아있지 않아
의심하기도 한다 커다란 그리움을
그러다가 또,
미안하다
미안한 사람
그리움에는 증거가 필요하다
우리의 그리움엔
그저 머리 속에서 넘쳐나는 생각들을 빨아들인 다음에 이 대야에 쏟아붓기만 하면 되는 거라며, 조촐한 시작. 그러나 이젠 성대한 만찬과 둘러앉을 사람들을 기다리는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