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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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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이올 Aug 14. 2018

시간 죽이기

하얀 화면, 깜빡이는 커서

선과 공백이 정박으로 드나드는 그새에

시간이 많이 흘렀다고 생각했다 문득

그러나 괴로운 날들에 비할 바가 되지 못해

서러운 카페에서 한 발자국도 나서지 못하였다고

시간은 야속하였다, 그렇게 떠난 주인이

아직도 그 자리에서 울고 있다 시간은

울면, 그러면 누구라도 달려와 위로하며 들쳐업어줄 것처럼


묵묵히 보고 있다 나는,

그 장례가 끝나기를

서러운 곡이 멈추기를

삼일이면 충분하다 누군가가 그랬다

사십구일이면 충분하다

관대한 이는 또 그렇게 말했다


다른 누구

더 너그러운 사람

한없이 따뜻한 사람

그런 사람을 만나 위로받고 싶다

그를 추억하며

영원히 향내를 맡으며

차가운 흙바닥에

그 온기를 놓지 않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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