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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무 문학

도다리, 광어

by 김이올

알싸한 계절

빛으로 밥을 짓고

와사비에 몸이 불타도록

도다리를 뜯어먹었습니다

서로

오래동안 열렬히

나누어먹었습니다


때론 코 끝이 찡하고

눈물이 핑 도는 게

마냥 신나고 신기하기도 했고요

젓가락을 떨어트려도

무수한 젓가락이 있었습니다

우리에게는요

음악이 끊어지면

영원히 끝나지 않을 노래를 불렀어요

우리는요


그런데 광어였답니다, 네

맛에 무슨 이름이 중요하나요

그런데 광어였다구요 눈 달린 게

식사에 무슨 생긴 게 중요해요

아니 광어 도다리

왜 도다리 광어


그만

떨어진 간장 종지에

바지가 젖는 줄도 모르고

턱 끝까지 차는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한참을 떠들었네요

미안합니다

짜게 식어서요

아주 그냥 쉬어버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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