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는 알람 소리, 그러나 귀에 익은, 그것의 정체는고독이었다. 고독을 원하는, 독립을 요구하는, 그러나 달래는 듯한 부드러운 음성이었다. 아, 고독이라는 느낌 없이도 고독했던 시간아, 언제부터 나를 깨우고 있었니?
일찍이 나는 나의 근원으로부터 출가하였고, 고독과 고독과 독립과 독립과 참으로 수다하게 여기까지 왔도다. 그리하여 하루, 또 하루, 지붕 없이 살아온 날들에 의자를 갖다 놓고 쉬었건만…… 마지막 보루 같은 건 없는 자처럼 굴었건만…….
고독,
을 위해 비워둔 방 한 칸.
거기가 내 비빌언덕이었구나.
(출가는 어쩌고?)
그 옛날 미숙했던, 그래서 싱싱했던, 나는 고독 이전의 고독을 잊어버렸다. 조로한 나의 고독은 이제 방황조차 피곤하다는 듯이 꼬박꼬박 내 안으로 돌아와 매일 밤 이부자리를 편다. 전기장판도 켜자, 웅웅…… 조금만 더, 웅웅…… 실업에도 실연에도 울지 않는다……연체, 파산, 외도, 이혼, 낙태, 질병, 사기, 도박, 음모, 마약, 선동, 소송, 사고, 폭력, 전쟁, 죽음에도, 끄 떡 없 다 나…… 그런데 고독아, 너 고독 맞니?
고독이란 무엇이지?
고독하지 않음, 이란 무엇이지?
오래 붙박여 스스로 식상해진 고독이이제 자신을 놓아달라 한다. 이유 많은 고독은 고독이 아니라고, 이유 같은 거 있기 전에도완전했다고, 무지한 채로 진실한 고독을 원한다고. (떠나겠다니? 방 한 칸 얻기 위해 내 얼마나 고생했는데!) 아아, 나여, 준비해라, 준비 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