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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lly Sep 13. 2018

아이가 꼭 있어야 하나요? 2

입양에 대한 쓸데없는 생각들 2

가족들에게 , 오랜만에 만난 내 오랜 친구들에게 입양에 대한 얘기를 슬쩍 꺼냈다. 뭐 대놓고 얘기하기엔 아직 내 입장 정리가 덜 된 것도 있지만 왠지 망설여지는 주제다.


엄마는 이내 왜 그런 생각을 하냐며, 누구 권사님한테 들었는데 좋은 약이 있다는데 한번 먹어 볼 것을 권한다. 그렇게 대화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아직은 서로가 직면하기 어려운 주제임이 틀림없다. 엄마는 아직도 사람들이 말하는 '좋은 약=임신되는 약'을 포기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나 이래 봬도 이름도 유치한 '회임탕'까지 먹어봤던 몸이다. 돌아오는 건 걱정뿐이다. 지금 쯤이면 아빠도 알게 됐을까!


친구들은 내 나이가 아직 젊다며, 아서라 한다. 그게 뭔가 대단한 것처럼, 엄청 숭고한 일인 양 뜯어말린다. 그래 내가 아직 부족하지.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건 나다.


꽤나 큰 입양 커뮤니티에 가입을 했다. 인사들을 남기고 등업을 요청했더니 며칠 지나 모든 글을 볼 수 있었다. 예상대로 그곳엔 이미 입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경험들 그래서 '그래그래 한 번 해봐' 격려하고 응원하는 글들과 이제 막 입양 준비를 하는 사람들의 두려움, 염려 가득한 글들이 공존한다. 나는 비겁하게 다른 이들의 글만 염탐하고 있다.


계절이 바뀌고 낮이 지나 밤이 오면 끔찍이도 깊은 슬픔에서 벗어날 방도가 없다. 눈물이 나 펑펑 나면 속이나 시원하겠다. 그저 마음이 먹먹하기만 하다. 당장에 뭔가를 결정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이 마음속을 이리저리 헤매며 생채기를 낸다. 그 여름의 상처가 아직 아물지도 않았는데 새로운 상처가 깊숙이 자리를 잡는다.   


이대로 둬도 되나, 이렇게 시간이 흐르면 해결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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